美 난임 정의에 ‘동성애·독신’ 포함…왜?

“동성애 커플 독신자도 난임 치료에 ‘보험 적용’ 받을 수 있게 조치”

난임(불임) 정의 확대는 여성 동성애 커플과 독신자가 제도적 지원을 받아 아기를 좀 더 쉽게 가질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미국 생식의학회는 내다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생식의학회(ASRM)가 최근 난임(불임)의 정의에 동성애와 독신 개념을 추가했다. 이로써 특히 여성 독신자와 여성 동성애자 커플이 이성애자 부부처럼 아이를 더 쉽게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미국 건강포털 ‘헬스데이’가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는 독신자·동성애자 커플이 자녀를 갖는 데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보험회사가 보장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 의료계가 독신이거나 임신에 필요한 생식세포(정자, 난자)가 없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을 정당한 난임의 원인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독신(비혼) 여성과 여성 동성애자 커플도 난임(불임) 시술인 체외수정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생명윤리법 개정안이 2021년 6월말 의회를 통과했다. 2021년 9월말부터 독신 여성과 동성애자 커플도 난임 시술을 받고 있다.

미국 생식의학회가 난임에 대해 새롭고 포괄적인 정의를 내린 것은 가족을 이루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ASRM 션 팁튼 최고정책책임자는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 의료 지원이 필요한 것은 나팔관에 이상이 있거나 정자가 제대로 헤엄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미혼이거나 자녀를 갖는 데 필요한 생식세포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독신과 동성애는 난임의 합법적인 원인이며 치료 대상이 돼야 한다. 환자가 아이를 갖기 위해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보장을 보험회사가 거부하기 위해 했던 변명 중 하나가 이번 조치로 없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다.

이는 독신자와 동성애 커플은 필요한 종류의 생식세포에 대한 접근성 부족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스턴 브리검여성병원 레이첼 애쉬비 박사(기증난자 프로그램 책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성애 부부에게 난임의 정의는 35세 미만 여성은 1년 동안, 35세 이상 여성은 6개월 동안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고 말했다.

미국 생식의학회의 새로운 정의에 따르면 난임은 ‘환자의 의학적, 성적, 생식 관련 병력, 나이, 신체적 소견, 진단 검사에 근거해 임신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기증자의 정자나 난자 같은 의학적 개입의 필요성이 있는 상태’다. 이번에 바뀐 난임의 정의는 결혼 여부,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생식의학에 동등하게 접근할 자격이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미국생식의학회장 재러드 로빈스 박사는 “이런 포괄적인 정의는 가족을 꾸리고 싶은 모든 사람이 난임 치료 및 관리를 공평하게 받을 수 있게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식의학회 회원, 정책 입안자,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이 정의를 속히 정상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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