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전립선암 정조준…방사성 약물 ‘플루빅토’ 새 표준 될까

[ESMO 2023] 노바티스, 임상 3상 'PSMAfore 연구' 공개

[사진=노바티스]

다국적 제약기업 노바티스가 개발한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신약 ‘플루빅토(성분명 루테튬(177Lu) 비피보타이드테트라세탄)’의 후기 임상 성적표가 베일을 벗었다.

글로벌 임상 3상 분석 결과 약물을 투약한 환자에서는 질병의 악화 또는 진행 위험을 57%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은 안드로겐 수용체 신호경로 억제제(ARPI)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었다.

그런데 암이 진행하지 않고 생존하는 무진행 생존율(PFS) 지표에서는 탁월한 치료 혜택을 보였으나, 이러한 효과가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을 개선하는 결과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올해 6월 최초의 방사성 리간드 약물로 신속심사 대상 의약품에 지정되며 처방권 진입을 앞둔 상황이라 이번 임상 결과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초기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플루빅토의 해당 임상 3상 ‘PSMAfore 연구’ 결과는 올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공개됐다.

플루빅토는 2018년 노바티스가 엔도사이트로부터 21억 달러(2조8000억 원)에 기술이전을 통해 도입한 약물이다. 이 약물은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로 혁신적인 작용이 주목받고 있다. 방사성동위원소(177Lu)와 전립선 특이 막 항원(PSMA)의 결합을 통해 전립선암 세포에 치료 방사선을 전달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방식이다.

학회에서 발표된 중간 분석 결과를 보면 7.3개월의 추적 관찰 후 1차 평가변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종양의 축소, 환자 삶의 질 개선, 치료제의 안전성 등 플루빅토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임상 지표들은 모두 긍정적인 결과들이 보고됐다. 하지만, 항암제의 효과 판정 기준인 전체 생존기간 데이터에는 이렇다 할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성 프로파일의 경우 합격점을 받았다.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 발생은 플루빅토 투여군 34%, 대조군 44%로 확인됐다. 구강 건조증은 플루빅토 투여군의 절반 이상에서 발생했지만 3등급 이상은 1%에 불과했다. 고등급 빈혈 발생 비율도 두 개 치료군 모두에서 6% 수준으로 비슷했다.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을 중단한 비율도 5% 정도로 유사했다.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시장분석업체인 리링크 분석가들은 “‘자이티가’나 ‘엑스탄디’ 등과 같은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차단 치료 약물을 넘어설 치료 옵션으로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노바티스는 다음주 열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플루빅토의 허가 신청 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다.

한편 플루빅토는 올해 초 제품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공급 부족 문제를 겪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4억5100만 달러(한화 608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당초 기대치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이에 회사는 미국 뉴저지 밀번과 인디애나폴리스에 방사성 리간드 제조시설을 새롭게 구축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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