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처럼 중독성”…감자칩, 계속 손 가는 이유 있었네

세계 성인 14%, 청소년 12%가 이들 초가공식품에 일종의 ‘중독성’ 보여

노릇노릇하게 잘 튀긴 감자칩에 한 번 빠지면 좀처럼 끊기 어렵다. 금단증상까지 나타나지는 않지만 일종의 강한 ‘중독성’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감자칩, 아이스크림도 마약처럼 일종의 ‘중독성’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버지니아공대 공동 연구팀은 세계 36개국의 연구 논문 281건을 분석한 결과 성인의 약 14%와 청소년의 약 12%가 아이스크림, 감자칩 등 초가공식품에 ‘중독’된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독 징후는 ‘예일 식품중독 척도(Yale Food Addiction Scale)’를 기준으로 판단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애슐리 기어하트 교수(심리학)는 “이런 중독 수준은 알코올 중독, 담배 중독의 수준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상당히 사람들이 감자칩, 아이스크림과 설탕·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는 제품 등 초가공식품에 일종의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감자칩 광고에 흔히 등장하는 ‘하나만 먹을 순 없다(You can’t have just one.)’라는 표현에 진실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특정 유형의 가공식품이 중독성 물질의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전 세계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버지니아공대 알렉산드라 디펠리체안토니오 조교수(신경과학·건강행동연구)는 “자연식품이나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식품의 대부분은 탄수화물이나 지방의 형태로 에너지를 제공하지만, 이들 두 가지를 모두 충분히 제공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흡연, 음주, 도박은 끊을 수 있지만 식사는 멈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제 탄수화물과 첨가 지방이 많은 초가공식품은 보상이 강하고 중독성이 있을 수 있다. 또 초가공식품과 관련된 행동은 일부 사람들의 경우 약물사용 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특히 저소득 국가와 중간소득 국가에선 이런 초가공식품의 중독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디펠리체안토니오 조교수는 “사람들이 초가공식품을 찾게 만드는 요인과 경제적, 구조적 요인을 확 바꾸기 위해선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저지에서 활동하는 영양사 에린 팔린스키 웨이드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설탕이 풍부한 음식은 기분을 좋게 하는 뇌의 화학물질을 자극해 습관을 형성할 수는 있다. 하지만 설탕 자체는 코카인이나 다른 약물처럼 중독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설탕을 섭취하다 끊어도 중독에서 통상 발생하는 금단증상이나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그러나 “음식에 대한 갈망은 복잡하며 음식의 영양소뿐만 아니라 식사와 관련된 감정 및 학습된 행동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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