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킥보드? 사망자 계속 늘어”…유독 잘 고꾸라지는 이유는?

바퀴 작고 무게중심 높아...교차로·횡단보도서 차량 피해사고도 빈번

국내외 모두 전동킥보드 사고가 늘고 있다. 전동킥보드는 앞으로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 머리, 얼굴 등이 손상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중교통을 타려니 가깝고 걸어가려니 멀고…, 애매한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청소년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전동킥보드. 하지만 넘어지면 머리와 얼굴 근처가 다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전동킥보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전동킥보드가 일찍 도입된 해외에서도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는 어린이들이 응급실을 찾는 이유 중 하나로 나타났다. 특히 16~18세 청소년들이 즐겨 타며, 사고 발생도 몇 년 전보다 증가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전동킥보드 관련 부상자는 1만3500명으로 약 71% 급증했다. 사고 당시 헬멧을 쓰지 않는 환자도 67%였다. 10명 중 6~7명은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고 타는 것이다.

차도나 자전거 전용도로 등에서만 운전이 가능한 해외에서도 전동킥보드 사고가 흔한데 별도 제한규정이 없는 국내는 어떨까?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8년 225건이던 전동킥보드 사고는 매년 늘더니 2021년 1735건, 2022년 2386건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2018년 238명에서 2022년 2684명으로, 사망자 수도 같은 기간 4명에서 26명으로 늘었다.

무게중심 높아 돌발상황 대처 어려워…머리·얼굴 부상 위험 커

전동킥보드는 바퀴가 작고 무게중심이 높게 설계돼 있다. 진동과 충격이 생기면 운전자가 중심을 잃고 고꾸라지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갑자기 멈춰야 하는 돌발 상황에서도 앞으로 넘어질 위험성이 높다. 때문에 머리나 얼굴 근처가 다치거나 뼈가 부러지는 등의 사고가 흔히 발생한다. 돌부리나 연석 등에 걸려 넘어지는 것도 위험하지만, 옆에 차까지 지나가는 상황이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 전동킥보드 사고 발생 장소는 도로(55%), 인도(19%), 횡단보도(10%) 순으로 많았다. 단독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38%로 가장 많았고, 차량 피해사고(25%), 킥보드 파손사고(21%), 보행자 충돌(9%) 등으로 조사됐다. 전동킥보드와 차량간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은 교차로·횡단보도 횡단 중 충돌사고가 34.2%로 가장 빈번했다. 골목길, 아파트단지 등에서 부딪히는 일도 흔했다.

2~3명 탑승 금지…신호 준수는 기본, 헬멧도 필수

전동킥보드를 안전하게 타려면 ‘안전’을 원칙으로 신호를 지키면서 주행하고, 조작법을 충분히 익힐 것이 권장된다. 손잡이와 브레이크, 타이어 등에 문제가 없는지 상태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헬멧이나 무릎 보호대 등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헬멧은 도로교통법상 미착용 시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되는 등 필수 항목이다. 탑승 중 이어폰이나 휴대폰 사용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동킥보드를 친구와 함께 2~3명씩 타는 것은 금물이다. 긴급 상황이 생기면 혼자여도 당황하기 일쑤다. 탑승 기준을 벗어난 2명 이상 전동킥보드를 타면 무게중심은 더 잡기 어렵고, 돌발 상황 대처도 제대로 하지 못할 위험이 크다. 탑승자의 무게로 인해 제동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경기도 군포에서 중학생 3명이 전동킥보드를 함께 타면서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좌회전하는 스타렉스 차량과 부딪힌 사고가 있었다. 이 학생들은 헬멧을 미착용한 것은 물론 면허도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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