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서 난리 난 치매 예방제?… ‘뇌 영양제’ 과연 도움될까

"포스파티딜세린 등 치료제보단 영양보충제로 봐야"

고령화가 심화하며 암보다 치매가 더 무섭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에 치매 예방과 조기 관리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최근 함께 인기를 얻은 것이 바로 ‘뇌 영양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령화가 심화하며 암보다 치매가 더 무섭다는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 이에 치매 예방과 조기 관리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최근 함께 인기를 얻은 것이 바로 ‘뇌 영양제’다. 뇌신경 퇴행성 질환인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 뇌에 좋은 영양분을 꾸준히 공급해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최근 홈쇼핑과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양제 중 하나가 ‘포스파티딜세린’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고 광고하기도 한다.

포스파티딜세린, 정말 뇌세포 재생할까?

여러 광고에서 포스파티딜세린은 노화와 함께 감소하는 뇌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기에 별도로 섭취해 보충해줘야 한다고 홍보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홍보 문구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장이 심하다고 우려한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이론적으로 ‘콜린성 가설’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해당 이론은 약 15년 전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가설로 제기돼 이제는 상당한 검증을 거친 상태다. 콜린성 뉴런이 손상하면 기억 손상을 비롯해 교감-부교감신경 기능 이상과 감각과 집중력 기능의 퇴화 등을 야기하고 이 상태가 결국 치매로 발전한다는 주장이다. 콜린성 뉴런은 신경 신호를 주고받는 신경마디인 ‘뉴런’ 중 신경마디 말단에서 ‘아세틸콜린’이란 물질을 분비하는 종류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아세틸콜린 등 콜린 물질을 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영양소 역할을 하고 각종 효소 활성에 도움을 준다.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대사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뇌 세포막을 안정화하는 데 일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병원 신경과 이상학 교수(대한치매학회 홍보간사)는 “포스파티딜세린은 크게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단순한 정도의 영양 보충 식품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다”고 권고했다.

대한치매학회 역시 인지기능 개선이나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보단 단순한 영양제 정도로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해당 영양제가 미국 식품의약처(FDA)로부터 기능을 인정받았다고 광고하곤 있지만, 명확하게 인간의 인지기능이나 뇌기능 개선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거치진 않았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 검색되는 포스파티딜세린 영양제 상품들 [자료=캡처/구글 쇼핑]
대한약사회 학술위원을 역임하고 있는 김성철 약학박사 역시 “조금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 정도로 볼 수 있다”면서 “복용자의 치매 유발 원인이 딱 들어맞지 않다면 별다른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콜린성 가설은 치매 유발 원인과 관련해 제기된 200여 개의 수많은 이론 중 하나”라면서 “수많은 가설 중 하나에 기반한 약물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으로 영양제나 약물에 의존하기보단 병원이나 지역사회 치매센터를 방문해 전문의와 함께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거쳐 적합한 처방을 받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더 효과적인 ‘치매 예방법’ 있을까?

포스파티딜세린은 영양제가 아니라도 생활 식단으로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기도 하다. 콩 섭취를 통해서다. 특히 서리태 등 검은색을 띠는 콩 종류에 함유량이 더 높고 된장이나 두부 등 콩이 함유된 음식을 자주 먹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포스파티딜세린과 유사한 작용을 하면서도 과거 임상 효과를 인정받은 물질인 ‘콜린알포세레이트’도 있다. 아세틸콜린을 활성화하는 물질로, ‘콜린’ 성분을 뇌에 운반하는 운반체의 역할을 하고 ‘신경세포막 안정’에 도움을 준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전문의의 처방을 통해 복용할 수 있는 전문약이긴 하지만, 함량을 크게 낮춰 영양제 제품으로 출시되기도 한다. 단백질 보충 제품에 일부 함유되기도 하며, 일부 포스파티딜세린 영양제에도 소량 혼합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김성철 박사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유효성을 내기 위해선 하루 800mg 이상을 복용해야 하는데, 대체로 처방약 한 알이 400mg 용량”이라면서 “치매 조기 예방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처방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관련 영양제가 많아지곤 있으나, 함량이 미미해서 임상 치료 효과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박사는 콜린알포세레이트 관련 영양제를 섭취한다면 함유량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생활 속에서는 일부 감기약이나 콧물약 제품 등 ‘콜린을 억제하는 의약품'(항콜린제)을 동시에 복용하면 효과를 상쇄하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상학 교수는 “최근 진료 현장에선 아세트알포세레이트조차 거의 처방하지 않는 추세”라면서 “해당 물질이 지난 2021년 식약처에서 ‘효과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고 재임상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대신, 최근 치매학회 측은 치매 유발 원인에 대한 또 다른 이론인 ‘베타-아밀로이드(Aβ) 단백질 축적 가설’에 기반한 아두카누맙이나 도나네맙의 임상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약물은 최근 임상시험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진료 현장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약물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부터 투약하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질환의 추가 진행을 막을 뿐 아니라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보여 ‘첫 번째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이외에 일반적으론 혈관 확장 기능을 확인한 ‘니세르골린’이나 ‘은행잎 추출물’ 등의 물질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면서도 “영양제 섭취도 중요하지만, 정기적인 치매 진단과 조기 관리를 비롯해 치매에 ‘좋은’ 생활습관을 형성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치매학회는 치매 예방에 좋은 생활습관으로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등 푸른)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는 등의 활발한 사회활동 △술 적게 마시기 △금연하기 △머리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기 등을 제안하고 있다.

치매학회는 치매 예방에 좋은 생활습관으로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등 푸른)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는 등의 활발한 사회활동 △술 적게 마시기 △금연하기 △머리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기 등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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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hw*** 2023-12-11 15:24:43

      치매예방엔 뇌 운동 하는 게임도 좋다고 해요. 저희 엄마는 데카르트 라는 뇌 운동앱 보시며 뇌 운동도 하시고 요가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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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3-10-27 08:48:49

      치매에 좋은 건강정보 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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