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부작용 없는 마약 치료제 가능성” 과학적으로 규명

이화여대 의대 오세관 교수, 홍삼의 약물중독 금단증후군 및 의존증 개선 효과 밝혀

이화여대 의대 오세관 교수

최근 약물중독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검찰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7월까지 국내 마약류사범 단속건수는 총 1만173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단속건수(8568건)보다 37%가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10대·20대의 마약 중독 치료자는 44%가 증가했다.

약물남용이란 아편, 양귀비, 코카인, 헤로인, 모르핀 펜타닐 등 향정신성 약물의 비의학적 사용을 뜻한다. 약물을 과용할 경우 뇌 기능의 생화학적, 기능성 장애를 초래하고, 사고, 감정조절, 기억력, 수면, 스트레스 대처 및 정신운동 협응에 장애를 보이는데, 이러한 영향은 10년 이상 지난 후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스스로 약물로부터 탈출이 어려워 폐인에 이르게 하는 등 중독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회적인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 중독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약물에 대한 조절력 회복과 생활방식 등의 변화가 필수적이나 쉽지 않을뿐더러 약물중독에 대한 뚜렷한 예방 및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라 문제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약물중독이 오늘날의 일만은 아니다. 19세기 청나라에서는 아편 흡입이 큰 인기를 끌었고,이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경제 상황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때 주목을 받았던 식품이 조선에서 건너간 홍삼이다. 청나라에서는 홍삼이 아편중독에 효과적이라는 말이 퍼지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2001년 방영된 드라마 ‘상도’에도 홍삼으로 부자가 된 임상옥이 청나라 상인들과 협상을 벌이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홍삼이 중독증상 완화에 긍정적이라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을까?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대 분자의과학 오세관 교수팀은 홍삼이 약물중독으로 유발된 의존성을 감소시키고 금단증후군을 개선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오세관 교수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Q. 실험 조건은 어떻게 설정하셨나요?
A. 40마리의 마우스를 모르핀만 투여한 그룹(10mg/kg)과 홍삼추출물(250mg/kg) 섭취 후 모르핀을 투여한 그룹으로 나누고, 7일 동안 매일 같은 양을 투여했습니다. 그 후 7일째에는 모르핀 금단 증후군을 유발한 후 모르핀 신체적 의존성 형성 마커인 마우스 도약행동(점프)를 30분 동안 관찰했습니다.

Q. 실험 결과는 어땠나요?
A. 신체적 의존성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모르핀만 투여한 그룹은 도약행동이 40회 관찰됐지만, 홍삼추출물 섭취 후 모르핀을 투여한 그룹은 점프 빈도가 50% 줄었습니다.

Q. 중독의 또다른 문제는 정신적 의존성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혹시 홍삼이 정신적 의존성도 감소시켰을까요?
A. 그렇습니다. 이를 위해 조건장소선호도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조건장소선호도시험은 실험군이 선호하는 장소에 머무르는 실험으로 보통 약물에 중독되면 싫어하는 장소에도 오래 머무르는 의존성이 나타 납니다. 실험 진행 결과, 홍삼섭취군의 조건장소선호도 점수는 홍삼을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 대비 3배 정도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Q. 의존성 감소 외에도 효과가 있었나요?
A. 홍삼섭취군에서는 모르핀 중독으로 인한 간 글루타치온 수치를 회복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간 글루타치온은 간의 해독에 관여한다. 홍삼추출물을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90% 효과가 있었습니다.

Q. 홍삼의 어떤 성분이 중독 완화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A.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h2 성분이 모르핀 중독 마우스의 특이행동인 치아떨림을 억제했으며, Rg3 성분이 그루밍, 몸털기 등의 금단증상을 크게 억제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모르핀 중독 시 대뇌피질에서 마이토콘드리아의 산화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하는데 홍삼군이 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번 실험은 어떤 의미가 갖는지 말씀해 주세요.
A. 홍삼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약물중독의 금단증후군을 개선하고 의존성을 억제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는 부작용 없는 천연물 중독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봤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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