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암 생존 계산기’ 개발…췌장암 등 3종부터

췌장 갑상샘 유방 등 암부터 '암 환자 생존 기간 계산기' 개발 중...모든 암에 확대 예정

항암화학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암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너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 어려움 속에서 ‘암 생존 계산기’가 개발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암 환자의 생존 기간과 예후(치료 경과)를 알 수 있는 ‘암 생존 계산기(CSC, Cancer Survival Calculator)’가 개발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선 췌장암, 갑상샘암, 유방암 등 세 가지 암에 대한 계산 능력을 확보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암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이용해 특정 암 환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 예상하는 암 생존 계산기(CSC)를 본격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보스턴에서 열리는 ‘2023년 미국 외과학회(ACS) 임상 학술대회(22~26일)’에서다.

연구팀은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알려진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암 생존 계산기를 만들고 우선 췌장암 등 3종에 대한 초기 테스트에서 환자의 5년 생존율을 추정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로렌 얀체브스키 박사(일반외과)는 “암 환자의 생존율 추정치는 암 병기에 따라 크게 다르다. 이 외에도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암 생존 계산기를 활용하면 환자가 자신의 암 예후에 대한 기대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암 유형별로 환자 생존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자, 종양, 치료 특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15년과 2017년에 췌장암, 갑상샘암,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여기엔 췌장암 환자 8만4514명, 갑상샘암 환자 7만6624명, 유방암 환자 25만9485명 등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이들 환자 기록은 미국에서 새로 진단된 암 사례의 72%에 해당하며 미국암데이터베이스(NCDB)의 일부다. 연구팀은 수집한 데이터의 약 4분의 3을 생존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순위를 매기는 데 사용했다. 또한 통계적 방법으로 생존율 예측의 정확도를 테스트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세 가지 암 부위에 대해 환자, 종양, 치료법에 따른 여러 특성이 생존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암 진단을 받은 뒤 5년 후 환자 생존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 4가지는 암 부위별로 다르다.

유방암의 경우 암 수술 여부, 진단 당시 환자 나이, 종양 크기, 진단에서 치료까지 걸린 시간 등이 환자 생존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갑상샘암에서는 진단 당시 나이, 종양 크기, 치료까지 걸린 시간, 림프절 침범 여부 등이, 췌장암에선 암 수술 여부, 암의 조직학 또는 현미경 분석 결과, 종양 크기, 진단 당시 연령 등이 환자 생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 유방암의 병기와 관련이 깊은 호르몬 수용체 상태와 생물학적 표지자(Ki-67)의 존재 여부가 유방암 환자의 생존에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검증 테스트 결과, 암 생존 계산기(CSC)는 세 가지 암 부위에서 모두 암 생존율을 예측하는 데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생존 기간과 예측한 생존 기간의 차이는 9~10개월 이내였다.

이 새로운 암 생존 계산기는 기존 계산기와 달리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정 종양의 생물학적 표지자와 치료 변수를 포함하고 있다. 새로운 계산기 개발에 사용된 데이터 세트(NCDB)는 다른 계산기의 데이터 세트보다 더 포괄적이며, 처리 속도와 위험도 예측의 정확도가 향상됐다.

연구팀은 다른 모든 암 부위를 추가하고, 암 생존 계산기를 실제 임상에서 쓸 수 있게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완성한 뒤 몇몇 암 센터에서 테스트할 계획이다. 세 가지 암을 우선 계산기에 포함한 것은 이들 암 환자 집단이 다양하고 발생 빈도와 평균 생존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에는 메이요 클리닉, 위스콘신대 의대 연구팀도 참여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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