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당뇨병, 약물 없이 치료하는 세상 열릴까

노보 노디스크, 비약물치료 전략 개발 병행...바이오프린팅 및 초음파 치료 기술 주목

올해 대한비만학회 국제 학술대회에서 ‘Obesity is a chronic disease(비만은 만성질환이다)’ 슬로건을 건 노보 노디스크 제약 부스 모습. [사진=코메디닷컴]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신경을 자극하는 초음파를 이용한다면?’

덴마크 소재 다국적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가 해당 치료 분야에 약물요법이 아닌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제품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는 당뇨약 ‘빅토자’와 ‘오젬픽’, 비만약 ‘삭센다’와 ‘위고비’로 매출 고공행진을 달리는 상황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주력 제품인 인슐린과 GLP-1 유사체 작용제 등의 약물 주사제 개발을 넘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약물이 없는 비침습적 치료법을 개발하는 방안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0일 GE 헬스케어와 비만 및 제2형 당뇨병에 초음파 중심의 비침습적 치료법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르면 거래 금액과 관련한 재정적 조건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GE 헬스케어가 광범위하게 기초연구를 진행한 ‘말초 중심의 초음파 기술(peripheral-focused ultrasound technology, 이하 PFUS)’이 중심에 설 예정이다.

통상 초음파는 질병 모니터링과 진단에 사용되고 있지만, 해당 PFUS 기술은 질병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테면 신경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특정 영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음파(펄스)를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GE 연구진은 2016년부터 다양한 연구기관과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PFUS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실제로 2018년에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290만 달러 규모의 임상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GE와 파인스타인 의학연구소가 2021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초음파를 사용해 8주 동안 생쥐의 간에서 대사 감각 뉴런을 자극하면 상당한 체중 감소뿐만 아니라 염증 및 기타 비만 관련 합병증 감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또한 지난해 나온 다른 연구에서도 제2형 당뇨병 환자에 PFUS 기술을 적용해 비슷한 효과를 확인했다. 초음파 펄스를 보내 생쥐 간의 대사 경로를 자극할 경우, 포도당의 항상성을 회복하고 고혈당 발병을 예방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보 노디스크는 “새로운 파트너십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사가 보유한 대사성 질환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더해 인체에 활용할 수 있는 PFUS 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초에도 비약물학적 치료법 개발의 일환으로 인체 조직 바이오프린팅 기업과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체 내부의 세포와 조직을 증식, 복구, 대체하는 등 당뇨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캐나다 기업 애스펙트 바이오시스템즈(Aspect Biosystems)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애스펙트는 생물학적으로 기능하는 동종 세포를 바이오프린팅으로 만들어 새로운 종류의 세포 기반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컴퓨터로 조직을 설계하고 세포 및 생체 재료를 입력한 뒤 조직 치료제를 제조해 외과적으로 체내에 이식하는 형태다.

두 회사는 협력을 통해 제1형 당뇨병 환자에 바이오프린팅으로 만든 췌장 조직을 체내에 이식했을 때 면역 억제 없이도 정상 혈당 수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전임상 단계가 진행 중으로, 제1형 당뇨병 외에도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적응증으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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