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화가 난다…팔다리를 마구 흔들어요

투쟁모드 돌입 신경계 달래기...찬물에 얼음, ASMR, 콧노래 등도 도움

춤
갑자기 감정이 치솟을 때 팔다리를 흔들거나 해를 바라보는 등의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때, 아이가 자꾸만 말대꾸하고 소리를 지를 때, 내 마음을 알아줘야 할 배우자가 상처를 줄 때, 우리는 참을 수 없는 감정이 저 밑에서 솟구치는 걸 느낀다. 하지만 그 감정 그대로 행동하고 살 수는 없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산책을 하고 명상을 하는 등 일상 스트레스 관리법이 아니라 신경계가 투쟁-도피 상태로 돌입해 감정 통제가 어려운 순간, 이를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다 평화롭고 편안한 삶을 위해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가 소개한 빠르게 마음을 진정시키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팔다리 흔들고 춤추기

순간적으로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 사슴 등 위험에 처한 동물이 위협을 느끼면 갑자기 몸을 흔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신경계의 균형을 찾고 침착하게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관련 전문가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신체가 투쟁-도피 모드로 들어갔을 때 이 상황이 끝났음을 알리는 차원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팔과 다리를 3초 정도 격렬하게 흔들거나 춤을 추고 제자리 달리기를 하는 등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움직임이라면 뭐든지 좋다.

햇볕을 쬐며 ‘뇌’ 진정시키기

갑자기 화가 나고 불안하다면 커튼을 열거나 밖으로 나가 햇볕을 쬐어 보자. 햇볕을 쬐면 비타민 D를 생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음에 안정을 주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눈은 꼭 감고 한 5분 정도 태양을 바라보자. 마음 상태가 아까보다 훨씬 나아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3월 국제 학술지인 《정신의학 저널(Psychiatry International)》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햇볕을 쬐는 것은 기분 개선,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감소 등 정신 건강에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단, 소중한 피부를 지키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잊지 말자.

깊게 심호흡하며 신경계 달래기

아이들에게 화를 다스리는 법으로 가르치기도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 바로 심호흡이다. 신경계가 투쟁-도피 모드에 들어서면 체내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데 깊은 심호흡으로 산소를 몸에 공급하면 투쟁 모드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인 제니 입은 “깊은 횡격막 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라면서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최대한 아랫배를 확장한 후 입으로 천천히 숨을 내쉬어야 한다”라고 소개했다.

찬물이나 얼음으로 진정하기

영화나 드라마에서 감정이 너무 과해 정신을 차리기 힘들 때 다른 사람에게 뺨을 때려 달라고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찰싹’ 하는 소리와 함께 밀려오는 고통, 이 같은 충격 요법도 효과가 있지만 찬물이나 얼음만 있어도 충분하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추위는 부교감 신경계 혹은 휴식과 소화를 조절하는 신경인 미주 신경계 활성화를 촉진한다. 얼굴에 찬물을 뿌리거나 얼굴이나 목, 가슴 등에 차가운 얼음을 문질러 주면 도움이 된다. 얼음이 담긴 물에 얼굴을 담그는 것도 정신이 확 들 수 있는 방법이다.

ASMR 영상 시청, 콧노래 흥얼거리기

ASMR은 자율감각 쾌락반응의 약자로 ASMR 영상이라고 하면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바람 소리,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을 들려주는 콘텐츠다. 2022년 2월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ASMR을 경험한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영상이 일시적인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달랠 수 있다. 이 역시 미주 신경계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2023년 4월 국제 의학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발표된 파일럿 연구에 따르면 목뒤에서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는 호흡법인 브라마리가 심박수 안정에 효과가 있고 스트레스 해독제 역할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파악하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과 내가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과 장면을 위에서 지켜보는 상상을 하며 한 발 떨어져 판단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방법은 일시적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수단일 뿐으로 스트레스가 과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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