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꽝’ 헤딩도 조심!...뇌손상 후 남성보다 우울증 위험 더 커
외상 성 뇌손상, 과다한 글루타메이트 유발해
여성은 머리나 그에 가까운 부위에 외부의 물리적 힘이 가해져 뇌에 손상을 입은 상태, 즉 외상 성 뇌손상을 겪은 후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팀이 70여만 명이 포함된 9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외상 성 뇌손상 후 여성의 우울증 위험이 남성보다 거의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성 뇌손상을 겪고 있는 여성 36만여 명 중 10만6000여명(29%)에게서 우울증이 발생한데 비해 외상 성 뇌손상을 입은 남성 33만1000여 명 중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7만2000여명(22%)이었다.
연구팀의 아이작 프리드먼 박사(마취통증의학과)는 “우울증은 외상 성 뇌손상 이후 회복 불량의 위험 요소”라며 “미국의 경우 2019년 자살이 외상 성 뇌손상과 관련된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상 성 뇌손상을 겪은 사람들의 평균 자살률은 6배 높았다.
프리드먼 박사는 “외상 성 뇌손상과 우울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 관계의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한 가지 주요 이론은 신경 전달 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역할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뇌에서 글루타메이트는 가장 중요하고 광범위한 신경 전달 물질 중 하나”라며 “글루타메이트는 또한 뇌가 연결을 재조정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과정인 신경 가소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외상 성 뇌손상은 과다한 글루타메이트를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세포에 독성과 세포 손상이나 사멸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글루타메이트의 불균형은 우울증 위험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드먼 박사는 “나이 든 여성의 경우 외상 성 뇌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은 낙상이며 외로움과 우울증이 주요 사망 원인임으로 낙상으로 인한 머리 손상 후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있는 노인 여성을 식별하는 것이 중요한 공중 보건 목표가 돼야 할 것”이라며 “의사들은 머리 부상과 외상을 입은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노스웰 헬스 저커힐사이드 병원의 로버트 딕커 박사(소아청소년 정신의학과)는 “외상 성 뇌손상이 여성에서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여자 축구선수의 경우 외상 성 뇌손상을 당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 가족, 코치 및 다른 사람들은 외상 성 뇌손상 후 여성들 사이에서 우울증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며 “우울증은 인지 행동 치료와 항 우울제를 포함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Women at much higher risk of depression after traumatic brain injury)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마취통증의학회(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