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코 파지 마라”…치매 위험 올라간다고?

코로 들어온 세균, 뇌 침투→뇌와 신경계에 심각한 변화→알츠하이머병 위험 높여

어린이들만 코를 후비는 게 아니다. 성인의 91%가 남몰래 또는 공공연히 코를 후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를 자주 후비는 사람이 뜻밖에 많다. 코 딱지를 떼어내기 위해 남몰래 또는 공공연히 손가락을 콧구멍으로 넣는 행동은 우선 지저분하다. 보는 사람에게 불쾌하고 불결한 느낌을 준다. 이런 코 후비기(코 파기)는 알츠하이머병 등 노화와 관련된 기억력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가 최근 보도했다.

종전의 정신의학 연구 결과를 보면 성인의 약 91%가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코 후비기를 은밀히 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은 어렸을 때 ‘코 후비지 마라’거나 ‘코 딱지 파지마라’는 꾸지람을 어른들에게서 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린 호주 그리피스대 연구 결과(2022년)에 따르면 코 후비기는 코 내부 조직을 손상시켜 박테리아가 뇌에 침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줄 수 있는 것으로 생쥐 실험에서 나타났다. 뇌에 들어온 박테리아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와 신경계에 심각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코로 들어온 박테리아, 바이러스가 독감, 코로나19, 폐렴 등 심각한 호흡기 감염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특정 박테리아(클라미디아 뉴모니아)가 비강과 뇌를 연결하는 후각신경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박테리아는 후각신경을 이용해 중추 신경계를 침범하며, 뇌 세포는 알츠하이머병의 표지자인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찌꺼기)를 뇌에 쌓이게 함으로써 반응한다.

“코가 건조하면…식염수 스프레이, 항균 연고 사용하거나 코 자주 풀면 도움”

연구의 제1 저자인 제임스 세인트 존 박사(신경생물학, 줄기세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플라크에서 미생물이 발견됐기 때문에 일부 미생물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에는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고 ‘더헬시’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연구팀은 말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코에 어떤 박테리아가 존재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냄새 클리닉’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정보를 이용해, 박테리아의 영향을 줄이고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치료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세인트 존 박사는 “코를 후비거나 코털을 뽑으면 코 내벽이 손상되고 박테리아가 코를 벗어날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면 박테리아가 후각신경과 뇌에 더 많이 침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코를 후비지 않아도 될까? 미국 뉴욕 레녹스힐 병원 린다 달 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코가 건조해 코를 후비는 사람은 식염수 스프레이를 쓰거나 코를 더 자주 풀면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네오스포린 등 항균 연고를 하루에 두 번 코 가장자리에 살짝 발라주면 수분을 공급하고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은 바세린을 보습용으로 쓸 수도 있다.

한편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를 예방하는 데는 활발한 신체활동, 건강한 음식 섭취, 정상 체중의 유지, 금연, 정상 혈압의 유지, 콜레스테롤 조절, 정상 혈당의 유지 등이 필요하다. 건강 전문가들은 “심장에 좋은 음식이 뇌에도 좋다”고 말한다. 심장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 저지방 단백질, 과일, 채소, 통곡물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최대 53% 낮출 수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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