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는 세포에 맞는 ‘갑옷’ 개발…각종 부작용 뚝↓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에 ‘생체재료’코팅…사이토카인 폭풍, 신경독성 부작용 최소화

암 환자의 면역요법에 쓰이는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 T) 치료제는 고열, 구토, 장기 부전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 심하면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각종 암에 맞서 싸우는 세포에 입힐 ‘갑옷’에 해당하는 새로운 생체재료가 만들어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연구팀은 면역요법인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 T)’ 치료제의 심각하고 치명적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암과 싸우는 T세포에 입힐 생체재료를 개발해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생체재료를 암과 싸우는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 주위에 코팅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통하는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과 신경독성 등 심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부작용은 고열, 구토부터 다발성 장기부전, 사망에 이르는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임상에 적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일으킨다.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은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도 한다. 밖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맞서기 위해 면역작용이 너무 지나치게 활성화해 정상 세포까지 마구 공격하는 현상이다.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 T) 치료제는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도록 환자의 T세포를 변형시켜 난치성 암 치료에 높은 성공율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이 치료제 6종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개발되고 있는 것도 꽤 많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마이클 미첼 부교수(공학 및 응용과학)는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의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 사이토카인 폭풍과 신경독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복잡한 과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와 특정 면역세포(대식세포) 사이의 원치 않는 상호작용이 대식세포를 지나치게 많이 활성화하고 그 결과 독성 사이토카인이 방출돼 CRS와 신경독성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치명적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암세포에 맞서 싸우는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 주위에 코팅하는 생체재료가 개발됐다. 이 생체재료를 이용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통하는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과 신경독성 등 심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사진은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체 내에서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와 대식세포의 상호작용을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연구팀은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의 표면에 당 분자를 통합하는 재료공학 기반 전략을 도입했다. 그런 뒤 이 당을 반응성 손잡이로 사용해 체내에서 직접 세포 주위에 생체재료를 코팅했다. 이는 대식세포와의 위험한 상호작용을 막는 ‘갑옷’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CRS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이라는 분자를 도입해 갑옷을 만들어 조작된 T세포, 대식세포, 종양세포 사이의 위험한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고 말했다. 이런 접근법이 통하는 것은 종양세포,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 대식세포의 크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종양세포와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는 크기가 5~10μm로 대식세포(20μm 이상)보다 작고,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의 표면 밀도가 묽어지기 시작하면 대식세포와 상호작용을 하기 전에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와 종양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이 회복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는 대식세포의 과활성화를 일으키지 않고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죽일 수 있다. 위험한 CRS 증상과 신경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연구 결과(In situ PEGylation of CAR T cells alleviates cytokine release syndrome and neurotoxicity)는 ≪네이처 머티어리얼즈(Nature Materials)≫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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