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선’ 덜 익혀먹고 팔다리 잃어…美여성 비극의 원인은?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려 사지절단...덜익힌 생선 '틸라피아' 속 불니피쿠스 균 원인

왼쪽 로라 바라하스가 병원에서 사지절단 수술을 받고 누워있는 모습 [사진=고펀드미 GoFundMe] / 오른쪽 사진은 병에 걸리기 전 로라 바라하스(좌)와 그의 6살 아들(오른쪽 하단) [사진= 영국 일간지 미러(mirror) 캡처]
미국에서 한 여성이 덜 익힌 생선을 먹고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지를 모두 절단하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방송사 KRON4 등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거주하는 여성 로라 라바하스(40)는 지난 7월 말 한 시장에서 구입한 틸라피아(역돔) 생선을 먹은 뒤 아파서 비브리오 패혈증을 진단 받았다.

이후 손가락과 발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등의 증상을 보였고,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했다. 결국 생명이 위독해져 지난 14일 두 팔과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라는 6살 아들을 두고 있는 엄마다.

그의 친구 안나 메시나는 기부 커뮤니티 ‘고펀드미’에 해당 사연을 전하며 “늘어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로라는 거의 죽을 뻔했다.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무서운 일”이라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비브리오 패혈증 얼마나 치명적이길래 

평범했던 이 여성을 비극적 사연으로 이끈 비브리오 패혈증은 생각보다 치명적이다. 사연에서 처럼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먹고 걸릴 수 있으며 발병 이후 1~2일 안에 숨지는 경우도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다에 사는 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Vibrio vulnificus)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이다.

특히 만성 간 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오염된 굴과 어패류, 생선 등을 날것으로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상처가 바닷물에 오염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CSF 감염병 전문가인 나타샤 스포티스우드 박사는 “이 박테리아에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상처나 문신이 박테리아가 있는 물에 노출되면 감염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약 20~48시간, 늦으면 72시간에 이르는 잠복기를 거친다. 이 후 급성 발열, 오한,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상처 부위에 부종과 붉은 반점 등의 피부병변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병변은 주로 하지에서 시작하며 모양은 점차 출혈성 수포를 형성한 후 점차 범위가 커지고 괴사성 병변으로 진행하게 된다. 심할 경우에 로라처럼 사지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 상승하는 5~6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후 8~9월에 집중적으로 환자가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선 매년 약 150~200건의 감염 사례가 나타났으며, 감염자 5명 중 1명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국내에서는 주로 간질환 환자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 매년 20~40명 정도 발생한다. 한번 걸리면 치사율 30% 이상이며, 특히 만성 알코올 중독자와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치사율이 50% 내외로 매우 높다. 지난 6월에 국내에서도 첫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나오기도 했다.

비극적 사연의 로라가 덜익혀 먹은 생선 틸라피아(역돔)는 몸통이 납작하고 녹색 바탕에 진한 색 띠무늬가 있는 생선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양식되는 어종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덜 익혀 먹은 생선, 틸라피아는 어떤 생선? 

로라가 덜익혀 먹은 생선 틸라피아(역돔)는 몸통이 납작하고 녹색 바탕에 진한 색 띠무늬가 있는 생선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양식되는 민물 어종이다. 적절하게 잘 조리되면 안전하고 맛있는 생선으로 미국에서는 야채와 함께 오븐 구이로 많이 섭취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틸라피아는 수은 함유량이 비교적 적고 비타민 B12 및 단백질 등 같은 영양소를 제공하는 최고의 생선으로 꼽는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매우 다양한 유전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틸라피아는 민물 고기이지만 해양수에서 분리된 물에서 양식해 자란 경우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존재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문가들은 이 생선이 흔한 만큼 일부 균에 감여돼 있을 수도 있어 꼭 익혀 먹어야 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나 간이 좋지 않은 사람은 어패류와 생선을 날것으로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손이나 발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가능한 바닷물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상처가 나더라도 되도록이면 빨리 깨끗한 물로 상처부위를 씻어내고 소독해야한다. 어패류와 생선은 5도 이하로 저온 저장하고 60도~85도 이상의 열로 가열해 충분히 익힌 후 먹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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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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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3-09-20 09:55:35

      비브리오패혈증 무섭네요.생선은 익혀먹는것이 안전하죠.역돔회는 치명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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