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겪은 ‘이것’, 노년기 치매 위험 높인다

쌍둥이도 뇌진탕 경험에 따라 노년기 인지 능력 달라져

어릴 때 뇌진탕을 앓는 것과 노년기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전거와 등산 등의 동호회 활동이 늘어나면서 머리를 부딪쳐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뇌진탕 증상으로 뇌 구조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어 후유증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미국신경학회 저널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어릴 때 뇌진탕을 앓는 것과 노년기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듀크대 연구진은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8662명을 대상으로 뇌진탕이 인지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했다. 참가자 중 25%는 일생 중 어느 시점에서 뇌진탕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연구가 시작될 때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67세였다.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때 인지 테스트를 받은 뒤 이후 12년 동안 최대 3번 인지 테스트를 받았다.

연구 결과 뇌진탕을 경험한 사람들, 특히 의식을 잃었거나 부상 당시 24세 이상이었던 사람들은 70세가 됐을 때 인지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어릴 때 겪은 뇌진탕이 인지 능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뇌진탕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뇌진탕이나 외상성 뇌 손상을 겪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인지 능력이 더 빠르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일한 유전자와 유사한 초기 경험을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 중에서도 뇌진탕을 경험 한 쌍둥이는 뇌진탕 병력이 없는 쌍둥이보다 테스트 점수가 낮고 인지 기능이 더 빨리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세 이후에 외상성 뇌 손상을 경험한 쌍둥이는 외상성 뇌 손상이 없는 쌍둥이에 비해 70세 때 인지 테스트에서 약 0.59점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이들의 인지 능력은 매년 0.05점씩 더 빠른 속도로 저하됐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마리안 샹티 케터를 박사는 “연구 결과는 어릴 때 외상성 뇌 손상을 입은 후 완전히 회복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나중에 인지 문제와 치매에 걸릴 위험이 여전히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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