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아동 사회성…’메타버스’로 기를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 훈련 대비 시간, 비용 단축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사회성 향상을 위한 메타버스 기반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의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메타버스 기반 사회적 기술 훈련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인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능력이 손상돼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특정 행동을 반복하거나 한정된 관심사에 몰두하는 행동 등을 보이기도 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성장기에 사회성을 이끌 수 있는 적절한 개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성인이 된 후 다양한 정신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은 심리치료와 행동적 개입 등으로 사회성을 기를 필요가 있는데, 이런 치료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치료기관이 한정적이라 접근이 어렵다.

8일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와 이주현 연구원, 신경외과학교실 이태선 박사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동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메타버스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효과를 검증했다.

프로그램은 1시간 동안 총 4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각 세션은 이론 수업과 함께 메타버스 안에서 또래활동 실습, 숙제, 피드백 등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규칙과 결과의 필요성 인식(1세션) △행동에 대한 상황 이해와 팀활동 참여(2세션) △부정적 행동 경험과 부정 감정에 적절히 반응하기(3세션) △개인차를 알고 받아들이기(4세션)로 이뤄졌다.

연구에 참여한 15명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중재군과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중재군은 집에서 4주 동안 메타버스 플랫폼 Roblox와 Zoom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사회성 기술 훈련 프로그램을 4번 반복 이수했다.

프로그램 효과 확인을 위한 사회성을 평가하는 표준 테스트는 프로그램 이수 전후로 진행됐다. 평가 도구는 아동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효과를 측정하는 ‘사회적 반응성 척도’(SRS-2)와 아동의 사회 적응과 정서행동 문제를 평가하는 ‘아동·청소년 행동평가척도’(K-CBCL) 점수 등이 사용됐다. 두 평가지표는 모두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적 기능이 낮은 것을 의미한다.

두 그룹의 교육 이수 전후의 ‘사회적 반응성 척도’(SRS-2) 검사 결과, 교육 이수 군은 교육 이수 전 96.0에서 이수 후 85.0으로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세브란스병원]
그 결과 프로그램을 이수한 중재군의 사회적 반응성 척도 점수의 중앙값은 교육 이수 전 96.0에서 이수 후 85.0으로 개선됐다. 이는 대조군(74.5->69.5)보다 2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행동평가척도에서도 중재군은 교육 이수 전 67.0에서 이수 후 63.0으로 줄었다. 해당 척도의 하위 항목인 ‘사회적 문제’ 점수도 중재군은 79.0에서 70.0으로 크게 개선됐다. 반면 대조군은 이같은 점수에 대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프로그램이 아동의 사회 적응 능력뿐만 아니라 정서행동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유랑 교수는 “향후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자폐스펙스럼장애를 가진 아동의 가정에서도 사회성 향상을 위한 교육 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2022-0-00234)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신’(eClinicalMedicine, IF 17.033) 최신호에 게재됐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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