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속 환각 물질, 우울증 빠르게 고친다?

1회 25mg 투여로 신속한 항우울 반응 끌어내

환각 물질의 일종인 실로시빈은 미국, 남미, 멕시코 등지에서 자라는 버섯에 들어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울증 환자들에게 실로시빈을 투여한 결과 신속한 항우울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각 물질의 일종인 실로시빈은 미국, 남미, 멕시코 등지에서 자라는 버섯에 들어 있다. 미국내 18개 기관이 참여한 연구에 따르면 심한 우울 장애(MDD) 환자에게 심리적 지원과 함께 실로시빈 1회 25mg 용량을 투여했더니 항우울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고, 우울 증상의 지속적 감소와 심리 사회적 기능이 개선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실로시빈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조사는 2019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2상 시험으로 진행됐다. 중등도에서 심한 증상의 우울장애를 가진 것으로 진단받은 성인 10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리적 지원과 함께 실로시빈 1회 25mg 또는 니아신 100mg(위약 대조군)을 투여받았다. 1차와 2차 연구결과는 투여 후 43일까지 다양한 시점에서 평가됐다.

실로시빈 치료는 기준점에서 8일째, 43일째까지 니아신 그룹에 비해 몽고메리 우울증 등급척도(MADRS) 점수가 크게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MADRS는 슬픔 긴장 무기력 비관적 사고 자살에 대한 생각 등 우울증 증상을 평가하기 위한 10개 항목의 평가를 말한다.

또한 이같은 치료는 기준점에서 43일째까지 사회기능장애척도(Sheehan Disability Scale, SDS) 점수를 니아신 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SDS 는 직장 장애, 사회 생활 장애, 가정 생활 장애와 관련된 점수를 측정한다.

탐색적 연구결과에는 임상전반 인상평가척도, 해밀턴 불안등급척도, 삶의 질 즐거움과 만족도 설문, 심한 우울장애증상척도, 옥스포드 우울증설문 등 점수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실로시빈 치료가 탐색적 결과의 개선과 관련이 있음도 발견했다. 여기에는 전반적인 질병의 심각성과 자가 보고된 우울 불안 증상의 감소, 삶의 질 향상이 포함됐다. 실로시빈 치료는 종종 표준 항우울제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무뎌진 감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는 실로시빈 치료가 참여자들의 전반적 기능과 불안 증상의 개선 삶의 질 향상 등 단순히 우울 증상의 감소를 넘어 정신 건강과 웰빙의 다양한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약효 없거나 느린 항우울제

현재 처방되는 항우울제는 MDD 환자 3분의 1에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3분의 2의 환자들에게도 항우울제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증상 완화 후 1년 이내 평균 재발률은 50% 이상에 이른다.

이 때문에 종종 임상의사들은 지속적 증상 완화를 위해 다른 약물을 처방한다. 이는 환자들에게 또 다른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새로운 약물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이전 치료에 대한 금단 증상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다른 약물에 비해 금단증후군에 대한 보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약물을 중단하면, 설령 치료효과가 없었더라도, 어지럼증, 메스꺼움, 두통, 기분이상, 불안, 자살생각, 불면증과 우울증을 포함한 심각한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지난 몇년간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실로시빈은 신속한 항우울 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대부분은 예비 시험으로 진행됐고, 보다 탄탄한 실험 설계와 더 큰 코호트에 의한 입증이 필요했다.

새로운 연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 투여량의 실로시빈과 위약 대조군을 비교하는 무작위 다중 맹목 설계에서 더 큰 표본 크기를 사용했다. 이번에는 과거의 연구결과를 재확인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보고하지 않았다. 이는 MDD에 대한 잠재적 개입으로서 실로시빈 효과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를 보태는 셈이다.

연구는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됐다. 원제는 ‘Single-Dose Psilocybin Treatment for Major Depressive Disorder: A Randomized Clinical Trial’.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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