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하고 어수선”… 주변 난장판이면 정신도 산만, 왜?

멀티태스킹 싫어하는 뇌의 인지능력에 과부하

어수선함, 무질서, 혼란은 인지 자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식습관, 생산성, 정신 건강, 육아 결정, 심지어 기부하려는 의지와도 관련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어수선하고 지저분한 집안 모습에 압도되거나 씻지 않은 설거지, 어지럽게 널려 있는 빨래들에 부담감을 적어도 한 번씩은 느껴봤을 것이다. 실제로 지저분한 집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 왜 그럴까?

호주 시드니 공과대의 에리카 페니 임상심리학 강사는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에 둘러싸여 있을 때 뇌는 본질적으로 주의 집중을 위한 전쟁터가 된다고 설명했다. 주위의 모든 것들이 뇌의 집중력을 얻기 위해 경쟁하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뇌는 멀티태스킹보다 질서 정연한 ‘싱글태스킹’을 선호한다. 따라서 질서는 주의력 경쟁을 줄이고 정신적 부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산만한 환경은 인지 능력과 기억력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

어수선함, 무질서, 혼란은 인지 자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식습관, 생산성, 정신 건강, 육아 결정, 심지어 기부하려는 의지와도 관련이 있다.

맞벌이 부부 60쌍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어수선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집에 사는 여성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고 우울증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구에 참여한 남성은 어수선함 등의 가정환경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여성이 가정을 유지하는 데 더 큰 책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집을 완벽하게 정리하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어느 정도는 어수선함과 무질서함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수선하거나 지저분한 것에 불안해지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수선한 것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며 완벽함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집은 잡지에 나오는 집과는 다르다. 오히려 어수선한 공간이 창의력을 높이고 새로운 통찰력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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