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덜 먹고 싶다면…‘사탕 먹방’ 보면 큰 도움?

사탕 먹는 ‘몰입형 동영상’ 시청, 38% 줄일 수 있어... 냄새까지 맡으면 11% 추가 감소

‘먹방’ 동영상을 찍고 있는 여성. 사탕을 먹는 ‘먹방’ 동영상을  보면 사탕에 대한 욕구가 되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이나 당뇨병 등으로 사탕을 덜 먹어야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사탕을 맛있게 먹는 ‘먹방’ 동영상(몰입형 동영상)을 시청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연구팀은 21~28세 싱가포르 거주자 317명을 대상으로 ‘먹방’ 동영상 시청이 사탕에 대한 갈망(소비 욕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싱가포르의 다인종 사회 특성을 반영해 참가자를 골고루 선정했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가상현실((VR) 또는 증강 현실(AR) 헤드셋, 360도 비디오, 모션 트래킹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해 사탕 먹는 ‘먹방’ 동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M&M 사탕을 제공했다.

그 결과 사탕 먹는 ‘먹방’ 동영상을 30회(8분) 시청한 사람은 이후 사탕을 평균 32~38%(약 3개) 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전 한 개를 세탁기에 30번 넣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시청한 사람(대조군)이 평균 10개의 사탕을 먹은 것과 비교한 결과다.

연구팀은 또 참가자가 똑같은 ‘먹방’ 동영상을 30회 시청하는 동안 초콜릿 향기를 공기 중에 퍼뜨렸다. 그 결과 이 동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초콜릿 향을 맡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탕(M&M)을 약 11%(한 개) 덜 먹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벤자민 리준팅 조교수(커뮤니케이션학)는 “동영상을 반복 시청하면 사탕을 먹고 맛보는 모습을 상상하고, 사탕을 이미 먹었다고 생각하거나 믿게 됨으로써 사탕에 대한 욕구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한국에서 시작된 ‘먹방’ 동영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먹방’ 동영상이 폭식 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미디어 소비 환경에서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석사과정 이희민씨는 “당초엔 ‘먹방’ 동영상이 시청자에게 강한 식욕을 불러일으키거나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을 일으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했으나, 연구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생리적·행동적 반응이 줄어드는 ‘습관화’ 효과에 의해 사탕에 대한 욕구 또는 갈망이 감소한다. 습관화된 사람은 음식 신호에 반응하는 동기가 약해져 해당 식품을 구하거나 섭취하려는 욕구가 줄어든다.

연구팀은 “마늘 같은 고소한 향이나 감자튀김 같은 기름진 음식의 향 등도 같은 결과를 내는지, 향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더 큰 효과를 내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먹방’ 동영상의 반복 시청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다.

러시아 이반 파블로프의 생리학 실험인 ‘파블로프의 종’에서는 시험 대상자가 청각적 또는 시각적 단서 등 자극에 반복적으로 조건화된 뒤 행동이나 신체 반응을 학습한다. ‘먹방’ 동영상의 시각 및 후각 자극도 참가자에게 학습돼 식습관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이 연구 결과(Exploring the effects of habituation and scent in first-person 360-degree videos on consumption behavior)는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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