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보다 한국인에서 비만 진단 기준 낮은 이유?

서울대병원 권혁태 교수 "비만 관리 BMI 25 시작점, 체중보다 체지방 분포 중요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비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체질량지수(BMI)’에도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BMI는 몸무게(체중)와 키의 비율을 계산해 비만도를 판별하는 지표로, 몸에 쌓인 체지방량을 간편하게 추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 관리에 있어, 몸무게 자체보다는 체지방 분포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의료전문가 단체인 대한비만학회는 한국인에서의 비만 진단 시점을 BMI ’25kg/m2’를 기준으로 잡고 있다. 미국 등 서양인에서 비만 판정 기준을 30kg/m2으로 높게 설정한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서양인에 비해 비만 진단 기준을 5kg/m2 낮춰 잡은 이유는 왜일까. 이러한 배경을 놓고 전문가들은 한국인과 서양인에서의 체질적인 차이점을 지목했다. BMI 지수에 따라 체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시점이 다르고, 건강상의 위해 정도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권혁태 교수(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이사)는 “비만의 사전적 정의에 답이 있다”며 “비만은 몸에 체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거나, 있지 않아야 할 곳에 비정상적으로 쌓이게 되면서 여러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체지방의 분포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을 포함한 아시아 인종에서는 서양인에 비해 훨씬 낮은 BMI 지수에서부터 체지방이 과도하게 쌓이게 된다. 다양한 임상연구들을 근거로 했을 때 코케이시안(백인) 등 서양인의 경우 BMI 지수 30 이상부터 비정상적인 체지방의 축적이 많아지고, 한국인에서는 25 이상부터가 출발점이 된다.

권 교수는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라며 “한국인에서는 BMI 23부터 고혈압, 당뇨병 등의 유병률과 사망률 등이 올라가게 된다. 정상 체중 기준을 23 미만으로 설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비만학회 진료 지침에서도 BMI 지수 기준 △18.5~22.9를 정상체중, △18.5 미만은 저체중, △23~24.9는 비만전단계, △25~29.9는 1단계 비만, △30~34.9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결국, BMI 지수 25를 기점으로 생활습관 교정 및 운동관리, 약물치료가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권 교수는 “BMI 지수가 23~25 범위에서는 동반질환의 사망률이 비교적 평탄하게 나오는 경향성을 보이지만, 25 이상부터는 확 올라가게 된다”며 “당뇨나 고혈압 등 비만 관련 질환의 발생과 사망 위험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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