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바캉스 후, ‘이곳’ 따갑고 가렵다면?

사면발니 감염 가능성…충체·서캐 모두 없애야

휴가철 숙박 업소를 이용한 뒤 사타구니가 참을 수 없이 가렵다면 ‘사면발니’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우나를 좋아해 그곳에서 걸렸는데, 기왓장으로 긁고 싶을 정도이고 밤에는 엄청 심하다.”

“병원에서 샴푸 타입의 치료약을 처방 받아야 살 수 있다. 속옷은 삶아서 세탁하고, 침구나 겉옷은 다리미로 다려야 한다. 침구나 옷에 있던 것이 옮아 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타구니 음모 부위가 따갑고 가려운 증상이 계속돼 참지 못하고 병원에 갔다가 사면발니(속칭 사면바리, 세멘바리) 기생충 감염 진단을 받은 경험자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일선 개원의들은 사면발니 감염 환자가 여름 휴가철 이후에 늘어난다고 말한다. 대개 부적절하고 불결한 성관계를 가진 경우라면 비뇨의학과를, 그렇지 않은 경우엔 피부과를 방문하게 된다고 한다.

사면발니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발생한 성 접촉이 대표적인 전염 경로다. 하지만 사우나, 찜질방, 휴게텔 업소, 스포츠 마사지, 숙박업소 등에서 잠을 자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 특히 목욕탕·찜질방 등에서 오염된 의류, 침구, 옷장이나 욕조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비위생적 성 접촉이 주요 감염원인

사면발니는 주로 성적 접촉에 의해 감염되는 성 매개성 질병으로 분류된다. 다른 성병과 함께 나타나는 사례가 상당하다. 성병 예방을 위해 콘돔을 사용해도 감염을 막을 길이 없다. 사면발니 성충은 주로 성기 주변의 음모에서 음모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서로의 음모가 교차할 때가 전염의 ‘골든타임’이다.

사면발니는 사람의 음모나 항문 주변 털에 붙어 기생한다. 또 눈썹이나 겨드랑이 털, 가슴 털 등에서 드물게 발견되기도 한다. 제대로 씻지 못해 속옷에서 냄새가 날 정도라면 사면발니가 기어들 가능성이 높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에 따르면, 사면발니는 음모 부위의 피부에 달라붙어 흡혈을 해 생명을 유지한다. 가슴이 넓고 몸 양쪽에 각 3쌍의 다리가 뻗어있다. 성충의 크기는 0.8~1.5㎜ 정도로 매우 작고 투명하여 육안으로 쉽게 발견이 안 되지만 혈액을 빨아먹고 난 직후에는 검은색으로 변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암컷은 수컷보다 0.2~0.3㎜ 정도 몸집이 크며, 수십 개에서 많게는 100여개까지 알을 낳는다. 알은 음모 아래 부위에 붙어 있다 일주일 내외면 부화한다. 사면발니에 감염되면 따갑고 때론 뻐근하며, 얼얼한 통증이나 가려움으로 밤낮없이 괴로움을 당하기 십상이다.

이때 감염 부위를 심하게 긁으면 피부가 헐거나 2차 감염이 생기기도 한다. 성 접촉의 상대가 많거나 잘 씻지 않는 경우, 냄새가 많이 나는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음모 밀면 치료·예방 효과 높아

사면발니는 일반적으로 음부 털에 붙어 있는 서캐나 털의 기저부에 단단히 밀착해 있는 성충을 발견하여 진단한다. 대부분 음모에 기생하지만 눈썹이나 겨드랑이 털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이렇게 사면발니가 발견되면 침구류나 의복, 수건 등을 통해서 옮을 수 있어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나 가족들도 같이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면발니 치료엔 음모를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료는 로션이나 연고 형태의 전문 약제를 바른 후 수 시간 후 물로 씻어낸다. 7~10일 후 한 차례 더 시도하면 보다 완벽한 박멸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사면발니가 없어진 후에도 일부에서 가성 통증이나 기어 다니는 느낌 등 정신적인 후유증을 겪는 사람도 있다.

사면발니는 성관계 상대가 많을수록 걸릴 확률이 높다. 제모를 통해 걸릴 가능성을 낮출 수 있지만, 음모를 민 후에는 피부 손상을 조심해야 한다. 보통 한국인의 음모는 굵고 뻣뻣해 자라면서 피부를 찌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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