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XX" 욕설... 의외로 고통 줄여준다고?
욕설 의외의 효과... 특정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고통 감소 효과
욕을 하면 상스럽게 보이고 부정적인 기운을 내뿜어 정신 건강에도 안 좋을 것 같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의외로 욕설을 내뱉는 행위가 어떤 경우에는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불안 자극이 있을 때 욕을 하는 것이 신체 통증을 줄이고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더썬(Thesun)은 신경과학 저널 ‘뉴로리포트(NeuroReport)’에 실린 이전의 연구결과들을 인용하면서 "무분별한 욕설은 지양해야 하지만 적절한 때에 분명 감정분출의 효과가 있다"는 점을 들어 욕설의 역설적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영국 킬 대학교의 리처드 박사팀은 6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욕설이 어떤 효과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반응을 실험했다. 학생들은 차가운 얼음물 욕조에 손을 넣었고, 한 그룹에선 계속 욕설(F**K과 같은 일반적 욕)을 뱉게 했고, 다른 그룹은 욕이 아닌 평범한 단어들을 반복적으로 말하도록 했다.
욕설을 한 학생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2분 간 고통을 참을 수 있었다. 욕설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1분 15초가량만 통증을 참아냈다. 욕을 한 집단은 고통의 한계점이 최대 50%까지 증가했다. 통증이 있을 때 그 아픈 감정을 발산시키는 것과 동시에 주의력을 분산시켜 통증의 정도를 감내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스트레스 상황 자체를 이겨내는 데 욕설이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그 이후 통증이 완화되는 과정에서는 평소에 욕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연구 저자 리처드 박사는 “욕설이 통증을 완화시키고, 감정유발과 주의력 분산이 가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고통 완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욕설을 하지 않은 평정의 상태가 더 낫다”고 설명했다.
욕설은 인간이 의사소통을 시작한 이래로 존재해왔다. 욕설을 하면 무례하거나 지적능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로 여겨져 왔지만 욕설이 ‘절도 있게’ ‘적절하게’ 사용될 때 주는 혜택도 크다는 것이 언어 및 심리과학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wearing Is Good For You: The Amazing Science of Bad Language’라는 책을 쓴 엠마 박사는 “욕설은 의외로 유익하게 작용한다”며 “잘 사용한다면 욕설은 생각보다 공격적이지 않으며,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도 사용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욕설은 위 연구처럼 신체적인 통증을 줄이고, 불안을 감소시키며, 신체적 폭력을 예방하며, 외상 피해자가 언어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인간 협력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팀 활동을 할 때, 함께 욕설을 하는 팀들이 그렇지 않은 팀들에 비해 더 효과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하며, 유대감도 더 높았다. 수천 명의 축구 팬들을 관찰한 결과에서는 화가 나거나 좌절할 때와 마찬가지로 행복할 때도 욕설을 자주 뱉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욕설은 긍정적인 감정 표현의 수단으로도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 기사 도움 : 최혜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