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위협하는 다발성경화증, ‘이 때’ 치료해야

6개월 내 치료 시작하면 병 악화 위험 60%↓…지방 섭취 늘리고 탄수화물·단백질 줄여야

다발성경화증은 주로 20~40대의 꽃다운 나이를 노린다. 위험 요인을 없애 예방에 힘쓰고,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6개월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가면역성 염증성 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의 징후가 나타나면  6개월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병의 진행 및 악화를 60%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자치대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MS) 환자 580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발성경화증(MS)은 신체의 면역체계가 신경세포를 덮고 보호하는 특정 부위(수초)를 손상시킬 때 발생하는 병이다. 주로 20~40대에 환자가 많은 이 병에 걸리면 감각 및 운동 마비로 균형감각 상실, 무감각, 저림, 쇠약감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다발성경화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증상만 누그러뜨릴 수 있다.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 환자 580명(평균 연령 34세, 약 70%가 여성)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는 모두 저림, 무감각, 근력 약화 등 증상이 처음 나타난 뒤 한 번 이상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치료 시작 시점에 따라 세 그룹(6개월 내 치료군, 6~16개월 내 치료군, 16개월 이후 치료군)으로 나눠 평균 11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또 이들의 장애 수준(0~10점으로 평가)을 측정하고 뇌를 스캔해 분석했다.

흡연이 가장 큰 위험 요인…최근 연구 결과 ‘케토제닉 식단’, 증상 개선에 도움 밝혀져 

그 결과 가장 빨리 치료를 받은 그룹은 가장 늦게 치료를 받은 그룹에 비해 연구가 끝나는 시점에 장애 점수 3점을 받을 위험이 4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점은 도움 없이 걸을 수는 있지만 감각, 운동기능, 시각(시신경염), 사고력 등 8개 영역 중 하나에 중등도 장애가 있거나 3~4개 영역에 가벼운 장애가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가장 빨리 치료를 받은 그룹은 가장 늦게 치료를 받은 그룹에 비해 이차 진행성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다음 단계로 진행될 위험이 약 60% 더 낮았다. 가장 일찍 치료를 받은 그룹은 가장 늦게 치료를 받은 그룹에 비해 초기 치료 후 1년 후에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확률이 50% 더 높은 걸로 나타났다.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위해선 혈액검사와 뇌·흉추·경추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뇌척수액 분석을 위한 요추 천자 등이 필요하다. 진단 후에는 나이와 가족계획, 종전에 감염병에 걸린 병력, 약물이 투여 경로(경구, 주사, 수액 등)에 대한 환자의 선호도, MRI에서 보이는 다발성경화증 플라크 수 등에 따라 개인별로 맞춤형 치료를 해야 한다.

다발성경화증에 걸릴 위험을 가장 크게 높이는 것은 흡연이다. 또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비타민D가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면 이 병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중해식 식단 등 건강에 좋은 음식이 다발성경화증과 심장병, 죽상동맥경화증, 당뇨병 등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반적인 뇌 건강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없애기,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 단 음식이나 가공식품 피하기, 스트레스의 적절한 관리 및 해소 등이 필요하다. 특히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약을 복용하는 동안 과민증이 나타나거나 한동안 복용하지 않았다면 이를 담당 의사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발성경화증은 드문 병이다. 세계적으로 약 280만 명이, 국내에서는 약 1800명이 희귀병인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Very Early Treatment Initiation With the Risk of Long-Term Disability in Patients With a First Demyelinating Event)는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실렸다.

한편 지방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케토제닉 식단(Ketogenic diet, KD)이 다발성경화증 증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팀은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환자 52명에 대해 6개월 동안 임상시험을 한 뒤 3개월 간 추적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Ketogenic diet in relapsing multiple sclerosis: Patient perceptions, post-trial diet adherence & outcomes)는 ≪임상 영양학(Clinical Nutrition)≫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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