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직원 1000명 자른다”…바이오젠, 정리해고 돌입

전 세계 사업부 대상, 여파 상당할 듯...9월 말까지 해고 통보 전달 예정

[사진=바이오젠]

글로벌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이 실적 부진을 겪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예상되는 정리해고 규모는 1000명 수준으로, 지난해 900명보다 더 큰 수치다.

특히, 이번 인력 감원 조치는 전 세계 지사를 대상으로 잡고 있어 구조조정의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정리해고 대상 임직원들에 구조조정 소식을 알리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 대변인은 “공식적인 정리해고 통보는 직무와 지역에 따라 오는 9월 말까지 전달될 계획”이라며 “아직 정확한 규모나 대상이 되는 부서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이번 감원 조치은 전 세계 조직 전반에 걸쳐 시행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회사는 앞서 7월 말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간 7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며 대규모 감원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바이오젠의 전체 매출은 2020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0년 총 매출은 직전년 대비 6.5% 감소해 134억 달러였으며, 2021년 1~3분기 매출 또한 2020년 동기간 대비 22% 감소한 82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수익은 전년도에 비해 절반 넘게(52.8%) 줄었다.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바이오젠은 꾸준히 인력 규모를 줄이고 있다.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연말 기준 8725명의 직원을 고용한 상황이다. 2021년 9610명에서 900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회사 대변인은 “사업부 성장전략을 최적화하고 비용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며 “일부 임직원은 해고 통지를 받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사업부 내 다른 역할을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이 엄청난 상업적 실패를 겪은데다 주력 분야인 다발성경화증 사업부가 매출 하락세를 맞는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며 “현재 회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희귀질환이나 면역, 정신과 분야로 신약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분위기다. 결국 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바이오젠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은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 허가를 획득했지만 시장 안착에는 실패했다. 이로 인해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에선 신약 신청에 퇴짜를 맞았고, 결국 바이오젠의 최고경영자(CEO)까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바이오젠의 크리스 비바커 신임 CEO는 “회사 구조를 완전히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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