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뭐하나’ 라는 생각… 진짜 수명 짧아진다 (연구)

연령차별주의의 일환.. 실제로 건강과 수명에 부정적 영향

나이듦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 정서 및 신체 건강을 나쁘게 하고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면서 너무도 쉽게 ‘늙어서 무슨 주책이야’, ‘늙으면 아무 소용 없어져’ 등 나이를 비관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나이듦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 정서 및 신체 건강을 나쁘게 하고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뼛속 깊이 내재된 연령차별주의(ageism)의 일환일 수 있다. 연령차별주의란 말 그대로 나이에 따라 사람들 혹은 자기 자신에게 고정관념을 갖거나 차별하는 사상을 말한다.

실제로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50세에서 80세 사이의 사람들 중 80%는 연령차별주의를 갖고 있다. 노인들은 나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이 열등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 공중보건대학의 심리학 교수 레비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화에 대한 인식 효과를 연구했다. 노인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현명하다’, ‘많은 것을 성취했다’ 등의 노화를 향한 긍정적인 고정관념이 담긴 언어들과 ‘노쇠했다’, ‘의존적이다’와 같은 부정적인 고정관념의 언어들에 노출됐다. 교수팀은 게임 전후로 노인들로 하여금 이전에 봤던 점 무늬에 대해 기억하고 스트레스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시켰다. 또 짧은 거리를 걷고 균형을 잡는 등의 과제를 요청했다.

연구 결과, 대상자들이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단어를 무의식적으로 인지했을 때 기억력이 더욱 향상됐으며 스트레스 받은 사건을 회상할 때도 혈압과 심박수가 감소했다. 신체 능력 역시도 좋아졌다. 걷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균형을 잘 잡았다. 반면, 부정적인 단어에 노출된 사람들은 기억력도 나빠지고 스트레스 반응도 높아졌다.

레비 교수는 시간이 지난 후 사람들을 추적한 결과, 긍정적인 단어를 인식한 노인들의 경우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때에도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에서 레비 교수는 이들이 평균적으로 약 7.5년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분석했다.

레비 교수는 연령차별주의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세가지 메커니즘을 들어 설명했다. 노화가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람들은 약이나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할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노화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사람들과 멀어질 수 있으며, 노화에 대해 갖는 부정적 감정이 생물학적 스트레스 수준을 높여 질환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연령차별주의는 생각보다 너무 흔해 발견하기조차 어렵다. ‘하나도 안 변했네’, ‘그 나이 같이 안 보인다’와 같은 칭찬도 특정 나이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보인다는 내면화된 차별주의에 근거한 것이다. 곳곳에 만연한 연령차별주의를 인지하고 의심하며 거부하는 것이 연령차별주의를 벗어나는 일의 첫 출발이 된다.

◆ 기사 도움 : 최혜림 인턴기자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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