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겨울에 식욕 당기는 이유 있었네

추위 노출 요법을 보완하는 체중 감량 치료제 개발 기대

추울 때 음식을 찾는 행동에서 ‘스위치’ 역할을 하는 뉴런 클러스터를 확인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운 여름에는 누구나 식욕이 없다. 이처럼 떨어진 식욕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돌아온다. 식욕은 기온과 반대로 움직여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욱 커진다.

이 같은 현상은 추위에 노출되면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포유류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추위에 의해 활성화된 에너지 소비 증가는 식욕 증가를 유발한다.

미국의 의학 연구소인 스크립스 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신경과학자들은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추울 때 음식을 찾는 행동에서 ‘스위치’ 역할을 하는 뉴런 클러스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운 온도에 노출되면 더 많이 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뇌 회로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한 지 6시간이 지난 뒤에야 먹이를 찾는 행동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추위가 행동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연구진은 전뇌 클리어링 및 광시트 현미경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추운 환경과 따뜻한 환경에서 뇌 전체의 뉴런 활동을 비교했다. 추운 환경에서는 뇌 전체의 신경세포 활동이 대부분 훨씬 낮았다.

또 쥐가 추위로 동면에서 깨어나 먹이를 찾기 직전에 검상핵이라는 특정 뉴런의 활동이 급증하는 것을 발견했다. 추위가 시작된 상황에서 음식이 적을 때 검상핵의 활동은 훨씬 더 크게 증가했다. 이는 이 세포가 추위 자체보다는 추위로 인한 에너지 결핍에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연구진이 이 뉴런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자 먹이를 찾는 활동만 증가하고 다른 활동은 증가하지 않았다. 반대로 이 뉴런의 활동을 억제하자 먹이를 찾는 활동이 줄었다. 이러한 효과는 추운 조건에서만 나타났다. 식욕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추운 온도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발견은 대사 건강과 체중 감량을 위한 잠재적 치료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위로 인한 일반적인 식욕 증가를 차단해 비교적 간단한 추위 노출 요법으로 체중 감량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추위 노출 요법은 추울 때 체온 유지를 위한 에너지 연소가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해 체중 감량을 위한 방법으로 찬물목욕 등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추위 노출 요법은 단점이 있다. 추위가 식욕을 증가시켜 체중 감량 효과를 상쇄한다는 것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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