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들이 얼씬도 안해"…알로에는 천연 살충제?
천연 농약과 모기와 진드기 퇴치용으로도 가능성 시험 중
백합과 식물인 알로에는 그 종류가 420종이나 된다. 그 중에서 약용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종이 알로에 베라다. 매년 수백만 톤씩 버려지는 이 알로베 베라의 껍질이 강력한 살충효과를 지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화학회(ACS) 가을학술대회에사 소개될 텍사스대 리오그란데벨리캠퍼스(UTRGV)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발표를 맡은 UTRGV의 데바시쉬 반다이오파디야이 연구원은 현지 알로베 베라 생산센터를 방문했다가 곤충들이 다른 식물 잎은 갈아먹으면서 알로에 베라 잎은 건드리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알로에 베라는 젤 형태의 그 열매와 가시가 난 잎을 착즙해 투명한 즙액만 약용 재료로 쓰고 그 껍데기는 토양개선을 위한 퇴비로 쓰이거나 폐기된다. 이렇게 썩는 농업 폐기물은 메탄과 기타 온실가스로 배출돼 기후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연구진은 먼저 알로에 베라의 생리활성을 변화시키지 않기 위해 껍질에 바람을 불어넣어 상온의 어두운 곳에서 말렸다. 그런 다음 헥산, 디클로로메탄(DCM), 메탄올 및 물을 사용해 껍질에서 다양한 추출물을 뽑아냈다.
헥산 추출물에는 모기 살충제로 쓰이는 옥타코산이 들어 있었다. 그보다 DCM 추출물이 농작물 해충에 대해 훨씬 더 높은 살충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화합물을 식별할 수 있는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을 사용하여 DCM 추출물의 화학적 성분을 분류했다. 그렇게 알로에 베라 껍질에서 20개 이상의 화합물이 확인됐다. 그 중 다수는 항균, 항진균 또는 기타 잠재적인 건강상의 이점이 있는 화합물이었다.
살충 효과가 있는 화합물은 6종이었다. 이들 화합물은 독성이 없었기 때문에 알로에 껍질 기반 살충제를 만들어도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화합물이 실제 현장에서 농작물 해충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시험할 예정이다. 또 모기와 진드기에 대한 방충효과도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반다이오파디야이 연구원은 “위험하고 유독한 합성화합물 살충제 대신 천연 살충제로 활용되면 농민에게 도움이 되고 모기나 진드기 퇴치효과가 확인되면 일반인들에게도 유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 저널에 게재될 때까지 예비 연구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