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혈당 넘으면, 당뇨 외에도 ‘이 병’ 위험?

혈당 높아질수록 심혈관질환↑... 여성은 변화폭 더 커

당뇨 진단 수준에 못 미치더라도 혈당이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당이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당뇨병 진단 기준보다 낮은 혈당을 가진 사람에게도 이러한 경향이 발견됐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 대학원(LSHTM)과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공동 연구팀은 UK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활용해 42만7525명의 당화혈색소 수치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의 관계를 분석했다.

당화혈색소는 적혈구 안에 포함된 혈색소(헤모글로빈)가 포도당과 결합된 것으로, 지난 2~3개월 간 혈당 조절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다. 분석 대상자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기준으로 △정상 기준 미만(5.5% 미만)) △정상 범위(5.5~5.9%) △전당뇨(6~6.4%) △당뇨 환자(6,5% 이상)의 4개 그룹으로 나눠졌다.

분석 결과 정상 기준 미만 그룹은 혈당 수치가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었지만, 전당뇨 그룹부터는 위험이 커졌다. 정상 기준을 넘어선 폭이 가장 작았던 환자도 정상 범위 그룹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1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은 혈당 수준이 높아질수록 커졌다. 전당뇨 그룹에서 남성이 30%, 여성은 최대 50%까지 발병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당뇨 환자 그룹에서는 최대 2배까지 높아졌다. 변화 폭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성별 간 발병 위험 변화가 다른 이유를 약물 처방의 차이 때문으로 분석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약물을 사용한 것을 고려해 보정치를 적용했을 때는 남녀 간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전당뇨 단계에서도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며 “혈압 강하제와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심장재단(British Heart Foundation)에서는 “생활 습관을 조정하면 당뇨와 심장 문제를 함께 예방할 수 있다”며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신체 활동, 금연 등 건강한 생활 방식을 통해 혈압과 콜레스테롤, 체중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1형 당뇨병에는 적용할 수 없다. 분석 대상자에 1형 당뇨병 환자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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