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 범죄 목격하게 된다면…트라우마는 어떻게?
두근거림, 메스꺼움, 비현실감.. 미디어 노출 최대한 자제
최근 우리 사회 큰 충격을 주었던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흉악한 범죄 사건이 벌어지면 직접 목격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한 사람들도 많다.
트라우마는 스트레스 사건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경험을 이르는 말이다. 이에 따라 일단 비슷한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은 언론 뉴스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미디어에서 폭력적이거나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비슷한 장면들을 보는 것 만으로 극단적인 기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는“트라우마는 직접 경험할 수도 있지만, 그 사건이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것을 생생하게 목격하는 것도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며 "최근 신림동이나 서현역 흉기 난동과 같은 사건을 직접 목격한 경우도 트라우마를 경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범죄, 전쟁, 폭행 등과 같이 목숨을 잃을 뻔 하는 것, 심한 부상을 당하는 것, 사망 사건에 노출되는 것 혹은 성폭행과 같은 충격적인 경험을 하거나 이와 연관된 상황에 노출되는 것도 트라우마에 속한다.
오상훈 교수에 따르면 트라우마는 바로 나타날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서 생길 수도 있다. 목격한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올라서 괴로운 감정이 든다. 신체적 반응으로 두근거림, 숨 가쁨, 목이나 가슴이 조이는 느낌, 소화불량 및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신적 불안감으로 인해 불면, 과다각성, 우울, 멍함한 상태가 지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자율신경계 과활성 등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흉기 난동과 같은, 혹은 이처럼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누구라도 트라우마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는 비정상적인 환경에 대한 정상적인 우리 몸과 마음의 반응이며 시간이 지나면 대개는 회복할 수 있다. 다만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1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트라우마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정신과적 질환은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다음은 오상훈 교수가 전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정신건강 수칙'이다.
△ 감정을 너무 억누르려 하지 말고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 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물리적으로 너무 고립되지 않기
△ 적절한 휴식, 운동, 균형 있는 식사로 몸을 돌보기
△ 음악, 목욕, 명상 등으로 긴장을 푸는 시간 보내기
△ 이사나 이직 같은 큰 결정은 뒤로 미루기
△ 미디어와 SNS 노출을 줄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