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하다 여겨진 ‘이 기관’…알고보니 암 예방한다 (연구)

흉골 뒤쪽에 있는 내분비선 기관, 흉선...면역기능과 암예방에 도움

흉선은 의사들조차도 성인에게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실제로는 성인의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지에서 가운데 빨간 기관이 흉선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호두만한 크기로 흉골 뒤쪽에 있는 내분비선 기관이 있다. 흉선(thymus)이다. 의사들조차도 성인에게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이 흉선이 실제로는 성인의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흉선은 사춘기가 지나면 퇴화하기 때문에 성인에서는 거의 지방 덩어리로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흉선이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 가운데, 새로운 연구에서 흉선의 놀라운 기능이 드러난 것이다.

나이 들면서 면역 건강을 유지하고 특히 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하버드대가 이끈 연구팀은 흉선을 제거한 사람들은 암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다양한 원인에 인한 사망 위험도 상당히 더 높았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흉선 제거를 받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평가했고 이를 흉선을 제거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흉선을 제거한 사람들은 암과 자가 면역질환을 포함해 다양한 원인에 인한 사망의 위험이 거의 3배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암 위험은 두 배 높고 자가 면역 질환의 위험은 약간 더 높았다.

하버드대 데이비드 스캐든 교수(줄기세포와 재생생물학)는 “위험의 정도가 우리가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흉선이 전반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이유는 암 발병을 막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캐든 교수에 따르면 흉선은 가장 빠르게 노화되는 기관이다. 이는 초기 아동기에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를 배출하는 데 기여하지만 사춘기 즈음에 지방 조직으로 위축되기 시작된다. 이때문에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이 흉선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심장 앞에 위치한 흉선은 흉선암을 이유로, 혹은 기타 흉부 관련 수술을 할 때 방해된다는 점 때문에 제거되는 사례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흉선이 T세포를 계속 만들어 신체의 전반적 T세포 개체군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등 건강에 큰 역할을 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스캐든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흉선이 성인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흉선을 제거한 성인환자 1146명과, 이들과 유사한 수술을 받았지만 흉선을 유지하고 인구 통계학적으로 일치하는 대조군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5년 이상의 추적 관찰 기간에 흉선 절제 그룹의 사망률은 9%로, 일반 인구의 사망률 5.2%보다 더 높았다.

T세포 생산을 측정한 하위 그룹 연구에서 흉선을 제거한 환자들은 T세포의 새로운 생산이 감소했다. 또한 이들의 혈액속에는 자가 면역과 암과 관련된 단백질인 친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준이 더 높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흉선 제거가 면역 기능의 기본적 측면을 손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원제는 ‘Health Consequences of Thymus Removal in Adults’.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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