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에이즈약 전문 꼬리표 떼나…길리어드, 항암제 사업 확대

트로델비·예스카타·테카투스 항암제 3개 품목 집중 육성

길리어드가 개발한 유방암 항체의약품 ‘트로델비’. [사진=길리어드]

항바이러스제 전문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항체의약품과 세포치료제(CAR-T 치료제)를 중심으로 한 항암제 사업 확대에 돌입한다.

회사 매출 실적의 대부분을 에이즈(HIV 감염) 및 B형, C형간염 분야에 의존해왔던 상황에서 난치성 유방암과 혈액암으로 주력 분야를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길리어드 본사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종약학 분야에서 만들겠다는 로드맵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유방암 항체의약품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를 비롯해 혈액암 CAR-T 치료제 ‘예스카타(성분명 악시캅타진 실로류셀)’와 ‘테카투스(성분명 브렉수캅타진 오토류셀)’ 등 세 가지 항암제를 야심작으로 지목했다.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복합제 ‘빅타비(성분명 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가 포함된 HIV 치료제는 전체 매출 66억 달러 중 4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서 하루에 한 번 먹는 경구제 빅타비의 매출은 30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런데, 트로델비와 예스카타, 테카투스 등 주요 항암제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38% 증가한 7억2800만 달러로 집계되며 강력한 성장세를 확인한 것이다. 특히,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는 전년 동기 대비 63% 급증한 2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통상 유방암 발생에 15% 수준을 차지하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advanced triple-negative breast cancer, 이하 TNBC)은 진행과 재발을 반복하는 가장 공격적인 암종으로 평가된다. 조기 진단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1~2년 이내 재발을 경험할 만큼 진행이 빠르고, 5년 상대생존율은 30% 정도로 낮다.

더욱이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가 발현되지 않아 아로마타제 억제제 등과 같은 기존 호르몬 치료에는 효과가 없으며, HER2 수용체도 발현하지 않아 ‘허셉틴’, ‘퍼제타’ 등 표적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이에 전이성 TNBC 치료는 독소루빈신 등 안트라사이클린 계열과 도세탁셀, 파클리탁셀 등 탁산 계열 세포독성항암제 치료에 의존해왔다. 이 경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년이 되지 못했다. 여기서 트로델비는 처음으로 개발된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로 항체가 세포 표면에 발현된 Trop-2에 결합하면서 세포 내로 이동하며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약물을 방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트로델비는 2020년 길리어드가 항암제 개발 전문기업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에 인수하며 도입한 약물이다. 국내에서도 올해 5월 탁산 계열 세포독성항암제 치료에도 재발 및 불응하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 정식 허가를 받으며 처방권에 진입했다.

이 밖에도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 예스카타와 테카투스는 매출 실적이 각각 29%, 21% 증가하며 2분기 매출 3억 8000만 달러와 8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성인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치료를 위해 승인된 최초의 CAR-T 치료제인 테카투스는 암젠의 이중특이성 항체의약품 ‘블린사이토’를 대체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잡고 있다.

길리어드 최고재무책임자(CFO) 앤디 디킨슨은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종양학에서 창출할 계획”이라며 “일단 트로델비와 예스카타, 테카투스 등 세 가지 약물이 올해에만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로델비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에 첫 번째 승인을 받으며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2월에는 치료 전 HR+/HER2- 전이성 유방암에서도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하며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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