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방심 금물”…3대 여성암 원인은?

자가진단과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해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궁경부암, 유방암, 난소암은 모성을 갉아먹고 여성의 존재감을 박탈하는 3대 여성암이다. 자궁경부암은 발병률이 줄고 있으나 유방암과 난소암은 발병률이 계속 높아지고 특히 젊은 여성에서도 발병이 늘어난다는 점이 큰 문제다. 관련 학회 및 전문의들의 견해를 중심으로 자궁경부암, 유방암, 난소암의 원인과 진단·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효과적

자궁경부암은 어린 나이의 성교, 문란한 성생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등이 주요 원인이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은 없으나 경미한 질 출혈이 성교후나 배변시 잘 발생되고 암이 진행될수록 방광자극 증상, 직장 불쾌감, 임파선 부종 등이 나타난다.

자궁경부암의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백신 접종이다. 자궁경부암이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지속적 감염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사람은 독일의 하랄트 추르 하우젠 박사. 그의 발견은 주요 발암성 HPV 유형들에 의한 감염을 막아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의 토대가 됐다. 하우젠 박사는 이 업적으로 2008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다.

백신 접종 전에 별도의 검사를 할 필요는 없으며 성경험 여부에 관계없이 10대 청소년과 성인 여성들이 접종할 수 있다. 여성 대부분이 성생활을 영위하는 평생 동안 HPV 감염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자궁경부암 백신은 높은 면역반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장기간 예방 효과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정기검진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다고 답한 비율은 연령이 어릴수록 낮았는데 18~35세 연령대에서 약 8%에 그쳤다. 발병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산부인과학회는 만20세 이상, 혹은 이전이라도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누구나 결혼 여부, 나이에 관계없이 매년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도록 권장한다.

가족력 중요한 유방암, 정기검진 받아야

국내 유방암 증가는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적 식생활과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기피,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이 큰 암의 하나로, 환자의 5~10%는 가족성이다. 어머니나 자매 어느 한쪽이 유방암에 걸린 경우 발병 확률은 보통 사람에 비해 2~3배, 어머니와 자매 모두에 유방암이 있는 경우에는 8~12배 정도 높아진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보다 적극적인 유방암 정기 검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다.

유방암은 평소 자가진단법을 통해 유방의 크기 변화와 멍울, 유두 분비물 등을 관찰하는 것이 조기진단의 기본이다. 임상에 적용되는 검진 방법으로는 유방촬영술(맘모그라피), 유방초음파검사, 유방자기공명영상(유방MRI) 등이 있다. 서구 여성들에 비해 ‘치밀 유방’의 빈도가 높은 한국인 여성들은 유방암의 1차 진단법인 유방촬영술과 함께 유방초음파를 받아볼 것을 관련 학계는 권장한다.

유방암 MRI는 유방암의 진단뿐만 아니라 유방암의 병기나 전이 여부를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방사선 노출이 없고 양쪽 유방을 비교할 수 있으며 영상이 매우 선명해 미세한 멍울도 찾아낼 수 있다. 유방암은 자가진단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매우 높고, 유방을 거의 절제하지 않아도 된다. 0기~1기에서 발견되는 환자 비율이 약 50% 정도며, 이들 중 95%가 치료 가능하다.

자가진단 시기는 생리 후 5일 전후가 적절하며, 폐경기 여성에서는 한달 중 특정일을 정해 매월 같은 시기에 검진하면 된다. 생리 후에도 유방에 멍울이 계속 잡혀지는지, 육안으로 볼 때 유방의 크기나 모양이 변화했는지, 유두에서 혈성·장액성 분비물이 나오는지, 유두에 잘 치유되지 않은 습진이 있는지, 유방피부에 함몰·부종·발적이 나타나는지, 오렌지껍질 처럼 피부가 울퉁불퉁한지 등을 잘 관찰해야 한다.

난소암, 늦게 발견돼 생존율 낮아

난소암은 음식, 생활환경 등의 서구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암도 그렇지만 난소암은 특히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보통 부인암 검사를 하는 수준에서는 난소암을 확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대부분 난소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돼 수술 및 항암화학요법을 받게 되며, 환자 중 70% 이상에서 5년 이내에 재발이 나타난다.

난소암의 확진은 대부분 발병 후 수술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정기검진 과정에서도 CT나 MRI, 초음파 등을 통해 난소암이 의심되는 병소를 발견할 수 있다. 종양의 외형적인 모양이나 크기 등을 확인한 후 난소암에 대한 민감성을 가진 종양표지(CA-125)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검사법이 아직 없어 골반 내진, 종양표지 검사, 질 초음파 검사 등을 병용하는 접근법이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난소암 중 유전성 난소암 환자가 5~10%에 해당되므로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체크해야 한다. 또 40세 이후, 비만, 불임이나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난소암 가능성이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속적인 검진이 요구된다. 특히 직계가족에게서 난소암이 진단됐다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난소암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BRCA1’과 ‘BRCA2’ 보유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유전자를 보유한 여성들은 꾸준한 경구 피임약 복용으로 난소암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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