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실명 일으키는 ‘이 병’, 예방법은?

정기적인 검사로 눈 건강 관리해야

녹내장은 20년 넘게 천천히 시야가 좁아지면서 실명에 이르게 해 ‘소리 없는 시력도둑’으로 불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국내에서도 시력에 영향을 주는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증상이 없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녹내장은 40세 이상에서 유병률이 4% 이상으로 높으면서도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

우리 눈의 가장 안쪽에는 시신경이 분포된 망막이 있다. 시신경이 망막에 맺힌 상을 뇌로 전달하면 우리가 물체를 보게 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가 점점 좁아지며 실명에 이르는 병이 ‘녹내장’이다.

녹내장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알아채는 것이 어렵다. 양쪽 눈에 동시에 녹내장이 생기지도 않을 뿐더러, 갑자기 시야가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부부터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안압(눈 내부 압력)의 상승은 녹내장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눈에는 방수라는 액체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섬유주라는 구조물을 통해 유출되며 눈의 일정 안압을 유지한다. 어떤 강한 압력으로 시신경이 눌려 점점 손상되고 방수 유출에 문제가 생기면 안압이 오르며 녹내장이 진행되는 것이다.

다만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녹내장이 나타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이시형 교수에 따르면 정상 안압은 10~20mmHg이지만, 사람에 따라 25mmHg의 압력에도 문제가 없는 사람이 있는 반면 15mmHg의 압력에도 시신경 손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한다.

근시가 심한 사람도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의 위험이 높다. 정상 안구 길이가 22~24mm인 반면 고도 근시는 안구 길이가 29~30mm까지 길어지며 그만큼 망막 두께가 얇아지고, 시신경 모양도 변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40세 이상이거나 가족력, 혈액 순환 장애, 고혈압, 당뇨가 있는 경우 녹내장 발병 위험이 높다.

녹내장이 의심되면 먼저 안저 검사, 빛간섭단층촬영, 세극등 현미경 검사 등으로 눈 안쪽을 확인해야 한다. 시신경 혈류와 시신경유두를 관찰하고 망막 신경 섬유층 두께를 측정한 다음, 시야 검사를 통해 시야가 가려졌는지를 검사해 녹내장을 최종 진단한다.

녹내장은 안압을 낮추고 시신경 혈액 순환을 개선하며 시신경을 보호해 녹내장 진행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안약이 가장 효율적이고 부작용이 적지만, 호전되지 않으면 레이저로 섬유주를 성형하거나 홍채를 절개하는 방법도 있다.

이시형 교수는 “녹내장을 치료하더라도 한 번 나빠진 시력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처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 항산화 효과가 있는 야채나 과일 섭취, 금연과 절주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산소 운동은 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도움이 되지만, 웨이트 운동이나 물구나무는 안압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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