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삼키기 어려워 하는 아이… ‘이 병’이라면?

먹고 마시는데 어려움 겪는 아이들에게 희소식

호산구성 식도염이 있으면 식도가 짧아지고 식도벽이 두꺼워져 삼키기 어렵고 음식물이 목에 걸릴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뭔가를 먹가나 마시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어린이를 보면 거식증인가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면역질환의 일환인 ‘호산구성 식도염(eosinophilic esophagitis‧EoE)’에 걸린 것일 수도 있다.

호산구(eosinophil)는 이물질이 식도에 침입하면 생성되는 백혈구의 일종이다. 건강한 사람의 식도에는 호산구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음식 또는 공기전파 물질을 일종의 알레르기 유발물질(알레르겐)로 받아들이게 되면 식도 내벽에 호산구가 축적된다. 이로 인해 식도가 짧아지고 식도벽이 두꺼워져 삼키기 어렵고 음식물이 목에 걸릴 수 있다.

이런 EoE의 원인인 과잉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근본적 치료법이 동물실험에서 성공했다. 《네이처》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스 생물학(Communications Biology)》에 발표된 미국 툴레린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책임자인 툴레인대 의대 호산구성 장애 센터장인 아닐 미슈라 교수는 “보통의 부모와 일반 의료진은 잘 모를 수 있지만 EoE는 소아 인구에서 매우 두드러지고 심각한 질병이며, 식품 알레르겐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치료법을 이 병에 걸린 동물에게 적용한 후 그 질병이 사라졌고 완전히 완화됐다”고 밝혔다.

미슈라 교수 연구진은 생쥐실험을 통해 이 질병이 선천적인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인터류킨-18(IL-18)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IL-18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EoE를 유발하는 알레르겐이 체내로 들어오게 되면 IL-18과 같은 친염증 단백질 방출과 식도를 손상시키는 호산구 생성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활성화시킨다, 연구진은 생쥐실험을 통해 NLRP3 같은 친염증 단백질 경로와 IL-18 방출을 억제하면 EoE의 발생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동물실험 결과가 항상 인간에게 같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기에 인간 대상의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될 필요가 있다.

EoE는 1990년대에 처음 확인됐으며 성인 2000명 중 1명과 어린이 1500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의 경우, 음식 섭취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영양실조, 체중감소 및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오랜 세월 EoE는 ‘위장관 역류 질환(GERD)’으로 잘못 진단돼 왔으나 GERD 약물은 EoE 치료에 효과가 없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EoE를 유발하는 데 주요 인자로 도움T세포2(Th2)를 지목해왔던 20여년 묶은 통념을 바꾸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는 것. 미슈라 교수는 “EoE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보부족과 치료 전략의 부족을 고려할 때 NLRP3와 IL-18 관련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우리의 연구결과는 실효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3-05130-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