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아첨 떠는 것도…스트레스 특이반응 8가지

스트레스 해소에는 호흡법, 맨발걷기, 녹차 같은 음식 등이 도움

잘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특이한 스트레스 반응 중 하나는 비겁하게 ‘알랑거리는 태도(fawning)’나 아첨을 떠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는 통상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유해한 스트레스(distress)를 뜻한다.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풀고 잘 이겨낸다면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불면증, 긴장성 두통 등 각종 증상을 겪지 않을 것이다. 미국스트레스연구소(AIS)에 의하면 스트레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상한 증상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특이한 증상 8가지’를 소개했다.

1. 눈 뜨고 있기 힘들 정도의 피로와 졸음

강한 스트레트를 받으면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자신도 모르게 코를 골면서 낮잠에 빠져 깜짝 놀라곤 한다. 스트레스 및 피로를 휴식으로 풀어보려는 신체적 충동일 확률이 높다. 미국심리학회의 대규모 조사 결과(2015년)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의 32%가 주요 증상으로 심한 피로를 호소했다.

피로는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극심한 피로는 친구와 한바탕 말싸움을한 뒤와 비슷하게 ‘감정적’이거나 먼 거리를 달린 뒤 몸이 퍼지는 것처럼 ‘물리적’이거나 직장에서 마라톤 회의를 마치고 에너지가 고갈되는 것처럼 ‘인지적’일 수 있다.

낮잠은 건강에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낮잠의 종류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 활력을 되찾아주는 잠깐 동안의 ‘생산적인 낮잠’과 수면을 심리적인 목발처럼 의존하는 ‘비생산적인 낮잠’의 차이를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늦잠은 우울증의 한 형태다. 피로가 계속 쌓여 늦잠을 자고 정신적 고통을 느낀다면 빨리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틈나는 대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2. 홍수처럼 몰려드는 나쁜 감정

분노, 좌절, 외로움, 두려움 등 많은 감정을 한꺼번에 겪을 수 있다. 이는 신체 시스템에 대한 스트레스의 맹렬한 공격처럼 느껴진다. 기분이 울적하고 생각이 많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미래에 대한 걱정에 휩싸이거나 과거의 고통에 사로잡힐 수 있다. 나쁜 감정이 홍수처럼 몰려든다. 가슴이 답답하고 감정이 복받쳐 감당할 수 없다. 미국 콜로라도 임상 심리학자 아리엘 슈워츠 박사는 “감정의 홍수는 어떤 순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뛰어넘는 정서적 반응의 양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때 스트레스를 푸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3. 얼어붙는 동결 반응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두려움은 우리를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일종의 ‘동결 반응(freeze response)’이다. 몸이 뻣뻣해지고 호흡이 가쁘고 몸이 어디에 갇힌 느낌이다. 신체적 공격, 자연재해 등 심각한 위협이 있으면 우리 몸은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적 위험을 차단하려고 애쓰는 상태인 해리(의식, 기억, 정체감 등이 무너짐)에 빠질 수 있다. 동결 반응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어린이나 어떤 트라우마(외상)에서 회복 중인 사람이 무력감을 느낄 때도 나타난다.

4. 알랑거리는 태도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유태인의료센터 커티스 라이징어 박사(정신의학·심리서비스)는 “잘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특이한 스트레스 반응 중 하나는 비겁하게 ‘알랑거리는 태도(fawning)’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을 위협하거나 납치한 사람에게 협조하거나 스스로 복종하려는 욕구와 비슷하다. 알랑거리는 태도는 칼이나 총을 든 강도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것과 같은 진화적 반응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말다툼을 하면 갈등을 피하기 위해 진짜 감정을 숨기고 알랑거림을 통해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도 있다. 상대의 비위를 맞추는 알랑거림으로 호의를 얻기 위해서다.

5. 기절할 것 같은 느낌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메스꺼움,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슈워츠 박사는 “특히 강렬하고 오래 지속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경우 생존을 위해 그런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은 감정, 욕구와 단절하는 방법도 배운다. 강력한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진 뒤에도 스트레스 반응으로 학습한 무력감이 불쑥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치료하는 데는 특정 심리요법(안구운동 탈감작 및 재처리, EMDR)이 효과적이다. ≪프런티어즈 인 사이콜로지(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린 연구 결과(2017년)를 보면 EMDR 요법은 정신장애, 불안장애, 양극성장애, 물질사용장애, 만성요통 등 환자의 트라우마 관련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6. 몸살 등 통증

전날 마라톤을 뛴 것처럼 몸이 욱신거리고 아파서 운동도 못할 수 있다. 몸살은 대체적으로 스트레스의 신체적 징후에 해당한다. 두통, 요통, 근육통, 위장관 증상이 가장 흔하지만 증상이 겹치는 사례도 많다. 신체 통증이 지속되면 치료를 받아 건강을 위협하는 스트레스에 직면할 수 있다.

7. 치아를 악무는 증상

국제학술지 ≪치과 저널(Journal of Dentistry)≫에 발표된 연구 결과(2017년)에 따르면 치아를 지나치게 꽉 무는 것은 신경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치아를 가는 증상(이갈이)은 두통, 턱 통증, 안면 통증 및 전반적인 치아 민감성을 일으킬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이를 득득 갈면 치아가 닳거나 부서지거나 흔들린다. 치아를 악물거나 가는 증상은 통상 쉬는 동안 일어나기에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 치과를 자주 찾으면 이런 스트레스 반응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입 안에서 이런 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난다면 삶이 크게 억눌리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 스트레스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삶을 재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

8. 식탐과 폭식증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증상(폭식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힘든 일을 마쳤거나 중요한 다른 사람과 말다툼을 벌인 뒤, 육체적인 배고픔이 아니라 감정적인 이유로 음식을 허겁지겁 많이 먹을 수 있다. 먹는 행위는 감정이 결부돼 있고 특히 타인과의 교감이자 즐거움의 한 형태로 봐야 한다. 식탐 및 폭식은 원치 않는 체중 증가와 건강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합의학 전문가인 개업의 엘리자베스 트래트너는 “생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스트레스는 주로 몸통 주위의 살과 체중 증가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물론 목, 머리, 어깨도 위험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여러 방법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 해소법=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태극권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아침 20분 이상 운동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마사지는 면역체계를 활성화하고 혈압을 낮춰주고 몸의 독소를 배출하는 데 좋다. 심호흡, 명상, 맨발로 걷기, 가글, 세수, 향기요법(아로마테라피)도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으로 꼽힌다. 음식으로는 녹차, 캐모마일 차, 아스파라거스, 다크 초콜릿, 마늘, 베리류(블루베리, 블랙베리) 등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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