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여행 후 망가진 생체리듬… 시차 적응법은?

기내 탑승 중 조명과 식사 조절, 가벼운 운동해야

장거리 여행 후 시차 적응 어려움을 견디는 최선의 방법은 개인별 맞춤형 개입으로, 비행 전과 후 사용돼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거리 국제여행을 한 뒤 시차 적응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하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피곤함을 덜 느끼고 현지 시간대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을까. 호주 콴타스 항공은 시드니대 찰스퍼킨스센터 연구팀과 함께 기내 경험의 변화가 시차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미국 건강미디어 베리웰헬스에 따르면 이 연구에는 뉴욕이나 런던에서 시드니까지 20시간 동안 3차례 시험 비행에 자원한 23명의 승객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시차 적응을 돕기 위해 객실 조명을 조정했고, 졸음 혹은 각성으로 유도하는 식사를 제공했으며, 가벼운 운동을 권했다.

참여자들은 비행 후 이틀 동안 시차 적응 문제가 덜 심했고, 수면의 질이 더 좋아졌으며, 인지 능력이 더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빛 노출, 생체리듬 안정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

빛이 눈에 닿으면 뇌에 낮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반면, 빛의 부재는 밤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같은 반응은 멜라토닌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과 같은 특정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시간대를 가로질러 이동할 때 몸이 낯선 시간대에 빛에 노출되면 생체리듬이 혼란해지면서 시차 적응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면의학전문가인 스탠포드대 라파엘 팔라요 교수는 “내부 시계가 외부 세계와 동기화되지 않을 때 시차가 발생한다”면서 “생체 변화를 예측하는 호르몬과 시계가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이 목적지 시간대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조명 일정을 조정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여행하는 시험 그룹은 비행이 시작할 때 더 많은 빛에 노출됐다. 마지막 10시간은 조명을 어둡게 했다.

사람마다 자연스럽게 잠을 자고 일어나는 경향은 각기 다르다. 시드니대 스베타 포스노바 박사는 “최선의 방법은 개인별 맞춤형 개입으로, 비행 전과 후 사용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모든 승객이 똑같은 환경에 노출되는 비행 중에는 대부분의 승객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기내 일정을 설계한다”고 말했다.

빛에 노출될 시간이 되면 영화를 볼 때 컴퓨터의 밝기를 높일 수 있다. 빛을 피해야 할 시간이 된다고 반드시 낮잠을 잘 필요는 없다.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지낼 수 있다.

생체리듬 조정을 돕는 앱(Timeshifter)의 공동설립자 미키 바이에르-클라우센은 “수면은 시차 적응을 위한 해결책의 출발점이 아니다”면서 “생체시계를 목적지의 시간대로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더 빨리 잠을 자고 아침에 더 빨리 깨어난다는 것.

음식과 운동,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되나

펠라요 교수에 따르면 식사의 시기는 빛에 뒤이어 생체리듬 균형에 관련된 주요한 요인이다. 시험 비행 중 콴타스 항공은 참여자의 각성을 돕기 위해 칠리, 초콜릿, 카페인과 같은 음식을 제공했다. 또한 잠으로 유도하기 위해 수프와 같은 편안한 음식과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된 음식, 치킨과 빵 등 탄수화물을 제공했다.

아울러 시험 비행에서, 참여자들은 기내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안내 비디오를 따라 간단한 운동을 했다. 운동을 하고, 수분을 유지하고, 잘 먹는 것은 여행하면서 기분이 나아지도록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시간 동안 꼼작않고 앉아 있으면 혈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는 데 움직임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낮잠을 피하고자 할 때는 운동을 하고 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면 보조제 사용은 도움이 될까

멜라토닌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은 여행자들이 일반적 수면 스케줄과 시기가 맞지 않을 때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불면증이 매우 심하거나 목적지에서 각성이 필요한 경우 시차 적응을 돕기 위해 의료진과 상담후 진정제 등의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펠라요 교수에 따르면, 약이나 보충제를 먹기 전에 먼저 여행 계획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부적절한 시기에 수면보조제를 복용하면 졸음을 유발해 안전한 여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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