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마시는 술이 더 위험한 이유

낙상사고, 탈수 현상 등 무심코 마신 막걸리가 사고로 이어져

음주 산행은 실족·추락과 같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산림청의 ‘2022년 등산 등 숲길 체험 국민 의식 실태조사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산인구는 그 동안 꾸준히 늘어나 이제는 한 달에 한번 이상 등산을 하는 사람은 약 3,229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등산 인구가 늘어나면서 알코올 섭취로 사고를 당한 등산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음주 산행은 실족·추락과 같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술에 포함된 알코올이 중추신경계 억제제로 작용해 뇌 기능을 마비시키며 우발적인 사고 위험에 대처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탈수로 혈중 알코올 농도 2배 증가.

우리 몸은 땀에 의한 체수분 손실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뇌가 이를 인지하고 항 이뇨호르몬을 분비해 신장에서 소변 배출을 억제한다. 그러나 술을 마실 경우 이러한 신체의 중요한 기능이 알코올에 의해서 차단될 수 있다. 특히 이뇨작용으로 급격한 체수분 저하를 일으켜 혈압 감소 및 탈수 현상을 유발한다. 이는 심장 기능 저하, 체온 상승, 혈액공급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만약 평지에서 성인 남자가 소주 3잔을 마시고 1시간이 지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음주운전 단속 기준치인 0.05% 정도 나온다면, 똑같은 양을 산에서 마시면 탈수 때문에 최고 0.1%까지 나올 수 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는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기준으로 산에서 마시는 술이 평지보다 2배 가량의 혈중농도를 기록한다고 보면 된다.

둔화된 운동신경에 실족 및 낙상 사고 증가

등산하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탈수 뿐 아니라 소뇌의 운동기능과 평형감각, 인체의 반사신경을 둔화시키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는 증세가 등산 중에 심해질 수 있고 정상에서 술을 마신 후 하산하다가 운동신경 둔화로 인해 발을 헛딛는 등 위험한 사고가 일어날 확률도 높아진다.

저체온증으로 조난 위험 증가

술을 마시면 몸이 따뜻해진다고 느껴 정상에서 음주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하산하면서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음주 후에는 우리 몸의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시상하부와 중추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온도를 잘 느끼지 못한다. 특히 겨울 산행에서는 몸을 녹이기 위해 알코올을 섭취하다가 시간이 지나 저체온증이 나타나 위험할 수 있다.

혈압 상승 유발

음주는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알코올 1g 섭취 시 수축기 혈압은 0.24mmHg, 이완기 혈압은 0.16mmHg씩 증가한다. 이 때문에 음주 후에 이어지는 등산은 갑작스럽게 혈압을 상승시켜 두통이나 현기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때 휴식을 취하지 않고 무리하게 산행을 하면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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