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환’ 환자, 목마를 때 물 마시면 위험?
환자 임의로 수분 섭취 조절하면 부종 등 부작용 우려
여름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비오듯 땀이 나기 때문에 체내 수분 손실이 많아진다. 갈증이 쉽게 가시지 않아 평소보다 물이나 음료를 과하게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여름에도 마음껏 수분을 보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만성 신부전 환자다.
신장은 몸 안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내 수분과 염분의 양을 조절하며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선천적인 이유로, 또는 당뇨나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을 신부전이라고 한다. 만성 신부전 환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장 기능이 점점 떨어지며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상태가 된다.
만성 신부전 환자는 수분 섭취량을 신중히 조절해야 한다. 신장의 상태에 따라 적정 수분 섭취량이 다르고, 환자 임의로 조절하면 오히려 신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김진숙 교수는 “소변량이 감소한 중증의 만성 신부전 환자는 수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부종이 발생하고,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도 수분 섭취로 체중이 증가하면 폐나 심장에 물이 찰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무조건적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하면 오히려 탈수로 인한 신장 손상 우려가 있기에 신장 상태, 소변량 등을 보고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신부전 환자는 과일을 먹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참외, 바나나는 칼륨이 풍부하다. 신장이 건강하다면 칼륨을 쉽게 배출해 적정 칼륨 농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칼륨 배출이 어려운 신부전 환자는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김진숙 교수는 “칼륨이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이면 부정맥이나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일을 먹고 싶다면 매끼 조금씩 나눠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부전으로 투석 중인 환자는 특히 외부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몸을 긁는 것을 피하고 상처가 나는 상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덥고 습한 날씨로 상한 음식이나 모기 등 벌레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 교수는 “만성 신부전은 평생 치료해야 하기에 치료에 대한 환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병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운동, 식사조절, 위험질환 관리 등 주의사항을 실천한다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