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 유전이라 치료 어렵다?

중대·카이스트 연구진, 원형탈모 ‘항체 치료제’ 가능성 열어

흔히 탈모가 유전이라 치료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원형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탈모가 유전이라 치료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 스스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원형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원형탈모가 단순한 유전병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 연구팀은 최근 ‘가상기억 T세포’에서 유래한 면역세포균이 원형탈모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형탈모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볼 수 있다. 외부의 병균과 이물질에서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면역세포가 비정상적인 이유에서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해(사이토카인 작용)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실험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선택적으로 원형탈모를 일으키는 세포군이 가상기억 T세포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원형탈모를 유발하는 특정 면역세포를 제어해 이 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면역물질이 모낭을 파괴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약(항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면역세포의 하나인 ‘T세포’는 항원(신체 외부에서 유입한 이물질 혹은 병균)이라는 특정한 자극을 받아 면역 기능을 활성화한다. T세포의 일종인 ‘가상기억 T세포’는 이름과 같이 실제 항원이 우리 몸에 침입하지 않았더라도, 과거 경험했던 항원과 동일·유사하거나 이와 비슷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물질에 대한 ‘기억’만으로도 면역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항원 비특이적 자극) 빠른 면역반응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종종 자극이 없는데도 불필요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우리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이 반복하며 증상이 심각해질 때 아토피, 크론병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박수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가상기억 T 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항원 비특이적 자극으로 활성화한 후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줘 학문·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하는 등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에 대한 의 새로운 면역학적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형탈모 발생 원인 개념도(오른쪽). 가상기억 T세포가 항원-비특이적인 사이토카인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높은 세포독성능을 갖는 새로운 면역세포로 분화가 일어나고, 이 세포군이 세포독성 물질을 내보내 모낭을 파괴하여 원형탈모를 일으키게 된다. 실제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가상기억 T세포군에서 유래한 물질의 투약비율에 따라 탈모 정도가 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자료=중앙대병원, ‘A virtual memory CD8+ T cell-originated subset causes alopecia areata through innate-like cytotoxicity’]
◆기사 작성 도움: 최혜림 인턴기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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