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가정 내 화상 늘어”…왜?

장소에 따른 화상 양상을 보면, 코로나 전이든 후이든 집에서 화상을 입은 건수가 제일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전 67%에서 후 72%로 집에서 화상을 입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화상 환자 응급실 방문율 낮아져

코로나19 대유행 기간(2020~2021) 동안 응급실을 방문한 화상 환자가 줄어들고 화상의 유형과 원인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박윤진 이준기 정영윤 이형주)이 2018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국내 단일 지역 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한 화상환자 2378명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조사(코로나19 전후 응급의료센터 화상환자 역학적 요인에 대한 고찰)한 결과, 2018~2019년 화상 환자의 응급실 총방문자 수는 1662명이었지만 2020~2021년 기간에는 716명으로 43%에 그쳤다.

국내에서는 연간 약 55만명의 화상 환자가 발생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크게 3가지 단계로 구분한다. 1도 화상은 표피층에 국한된 손상으로 수포는 발생하지 않은 화상을 말한다. 2도 화상은 수포 형성과 수포제거시 상처 기저부가 분홍색이 확인되고 삼출액이 많다. 유두층까지의 손상을 확인할 수 있다. 3도 화상은 피하지방층까지 손상되어 신경손상이 있어 통증이 없고 괴사 흔적을 보인다.

연구 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기름, 프라이팬, 전골 등 가정에서의 요리와 관련된 화상과 화상 원인의 비율이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식당과 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화상의 비율을 줄였지만 가정에서 발생하는 화상의 비율은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 화상 발생 건수, 8월이 제일 높아

연구팀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환자 1662명과 대유행 기간 환자 716명으로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유행 전 환자는 남자 703명, 여자 959명이었으며 유행 후 환자는 남자 311명, 여자 405명으로 두 그룹에서 모두 여자 화상 환자가 더 많다. 코로나19 전후 월별 화상환자 수를 비교해 보면, 유행 전 시기에는 8월(178명)이 제일 많았고 1월(102명)이 제일 적었다. 유행 후 시기에도 8월(81명)이 제일 많았고 2월·11월(각각 41명)이 제일 적었다.

장소에 따른 화상 양상을 보면, 코로나 전이든 후이든 집에서 화상을 입은 건수가 제일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전 67%에서 후 72%로 집에서 화상을 입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식당에서의 화상은 코로나19 전 10%에서 후 6%로 줄었다. 공공 장소에서 벌어진 화상은 전 3%에서 후 1%로 낮아졌다.

코로나 19 전 화상을 입은 부위는 허벅지 503건(30%), 종아리 305건(18%, 소수점 이하 반내림), 발 292건(18%, 소수점 이하 반올림), 아래팔 243건(15%)의 순위를 보였다. 이어 손 200건(12%), 윗팔 200건(12%), 가슴 177건(11%), 복부 150건(9%), 머리86건(5%), 등 66건(4%), 엉덩이 66건(4%), 목 49건(3%), 생식기 49건(3%)으로 확인됐다.

◆ 화상 발생 부위, 팔·다리에 집중

이 기간 손상 메커니즘을 보면 열탕 1084건(65%), 음식 432건(26%), 접촉 249건(15%), 화염 105건(6%), 전기 62건(4%), 화학 31건(2%), 수증기 30건(2%), 기타 109건(7%) 등으로 파악됐다. 화상 원인은 뜨거운 물 470건(28%), 불 185건(11%), 커피 60건(4%), 기름 71건(4%), 전기 62건(4%)이었다. 뜨거운 음료(커피 외), 수증기, 고데기 26건, 불판 또는 후라이팬, 오토바이 배기통 등은 2% 내외였으며 난로, 핫팩, 장판, 냄비, 다리미 등은 1% 정도였다.

코로나 19 이후 화상을 입은 부위는 종아리 허벅지 177건(25%), 종아리 106건(15%), 발 105건(15%), 윗팔 104건(15%), 손 111건(15%), 아래팔 92건(13%), 가슴 74건(10%), 복부 73건(10%), 머리 57건(8%), 목 28건(4%), 엉덩이 27건(4%), 생식기 26건(4%) 등이었다. 이 기간 손상 기전을 보면 열탕 444건(62%), 접촉 87건(12%), 화염 31건(4%), 화학 17건(2%), 전기 27건(4%), 수증기 29건(4%), 기타 81건(11%)으로 분석됐다. 원인으로는 뜨거운 물 204건(29%), 불 99건(14%), 음식159건(22%), 기름 46건(6%), 수증기 29건(4%), 전기 27건(4%), 커피 26건(4%), 불판 또는 후라이팬 11건(2%) 등이었다. 뜨거운 음료(커피 외), 오토바이 배기통, 난로 4건, 핫팩, 장판, 다리미, 찜질기 등은 1% 정도로 나타났다.

◆ 환자 입원율·외래 방문율도 차이

화상환자가 응급센터 방문 이후 외래를 방문한 사례를 보면 코로나19 전 그룹 1085건(65%), 후 그룹 423건(59%)이 있었고 화상환자 입원 건수 또한 전후 그룹 각각 525건(32%), 194건(27%)으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은 화상환자 치료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유행 이전과 비교하였을 때 사람들의 생활유형 변화가 생기며 화상의 장소, 연령대, 메커니즘, 원인 또한 상당히 달라졌다”면서 “화상환자 치료에 있어 추후 감염유행 재발시 향후 응급의료자원을 효율적 배분 및 운용 방안에 대한 연구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화상학회지≫ 제25권 제2호(2022)에 실렸다. 연구가 한 지역 응급의료센터에서만 한정되어 국내 전체로 일반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화상 예방및 응급센터 진료에 적절함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 요인들을 분석한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감염병 유행시 응급센터 의료체계에 더 나은 제시안을 만들고 국가적으로 화상 예방, 처치에 대한 향상된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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