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생존율, 나이보다는 '이것' 덕분에 높아져
국내 연구진 연령별 분석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비결은 결국 '꾸준한 항암치료'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얼핏 들으면 당연하게 들릴 수는 있는 말이다. 다만 연령별 환자들의 암 유형과 예후를 보면, 연령보다는 꾸준한 항암 치료 여부가 예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세계에서 매년 약 94만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은 젊은 성인 대장암 환자의 특성과 항암치료의 영향을 조사했다. 대장암 0~3기 진단을 받은 45세 이하 환자 93명(평균 연령 38.8세)과, 45세가 넘는 고령환자 1899명(평균 연령 67.7세)의 치료 후 생존율을 비교한 것.
연구 결과 젊은 환자 그룹이 고령환자 그룹에 비해 암의 악성도가 더 높았다. 악성도가 높은 암의 비율은 젊은 환자 그룹은 11.8%로, 고령환자(5.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종양이 대장을 막아 생기는 장 폐쇄나 대장 천공, 복통·혈변·소화불량 등의 증상도 젊은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경험했다.
연구팀은 젊을수록 대장암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기검진을 통해 암을 진단받은 비율은 고령환자 그룹(41.3%)이 젊은 환자 그룹(32.3%)보다 높았다. 젊은 환자 그룹은 이미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 암을 진단받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환자들의 예후는 오히려 젊은 환자들이 더 좋았다. 치료 후 5년 동안 암 재발 없이 생존한 환자의 비율을 비교하니 젊은 환자 그룹이 86.7%, 고령환자 그룹은 74.2%였다. 병이 더 진행된 환자일수록 이 차이가 더욱 심해져 4기 환자의 5년 무재발 생존율은 82%(젊은 환자)와 60.3%(고령 환자)까지 벌어졌다.
젊은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치료가 까다로운 특징을 가진 암을 앓았고 진단과 치료가 늦어졌음에도 예후는 더 좋았던 것이다. 연구팀은 젊은 환자들이 꾸준히 항암치료를 받은 것을 이유로 꼽았다. 젊은 환자 그룹은 항암치료를 받은 비율이 62.4%로, 고령환자 그룹(45.3%)보다 높았다. 고령환자 그룹은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중 20%가 치료를 마치기 전 항암치료를 중단했지만, 젊은 환자 그룹에서는 8.8%만이 치료를 중단했다.
2개 이상의 항암제를 사용하는 복합항암제의 사용 비율도 젊은 환자 그룹이 45.2%로 고령환자 그룹(27%)보다 높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김종완 교수는 “연령이 높을수록 항암치료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환자가 많지만, 항암화학요법은 암의 성장을 억제하고 크기를 줄이며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치료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