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대체요법, 역류성 식도염 위험 높여

알약 복용이 하부식도괄약근 약화, 에스트로겐은 위산 생산 증가

갱년기 증상 치료를 위한 호르몬 요법이 역류성 식도염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갱년기 증상 치료를 위한 호르몬대체요법(HRT)의 부작용으로 위식도역류질환(GERD)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북미폐경학회(NAMS) 학술지인 《폐경(Menopause)》에 발표된 미국과 아랍에미리트 연구진의 연구 리뷰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공중보건대의 와파 알달레이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HRT과 관련한 5개의 연구를 분석했다. 에스트로겐 단독 복용 또는 프로게스테론과 조합해 복용한 사람을 조사한 연구로, 이들 연구의 조사대상 여성을 모두 합치면 100만 명이 넘는다.

연구가 시작되었을 때 이들 중 GERD 진단을 받은 여성은 아무도 없었다. GERD는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이로 인하여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속 쓰림, 삼키기 어려움,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그로 인해 식도의 형태학적 변화가 발생한 경우를 역류성 식도염이라 한다.

5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대체호르몬을 복용 중이거나 복용한 적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GERD 발병 위험이 30%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혼합제를 복용한 여성은 두 호르몬을 각각 단독 복용한 여성보다 GERD 발병 위험이 낮았다. 아직 자궁이 있는 여성은 에스트로겐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자궁 내막암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에스트로겐과 함께 프로게스테론을 복용해야 한다.

HRT 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의 연구에서 호르몬이 뇌졸중, 유방암 및 난소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발견돼 2002년 이후 장기 처방은 유예됐다. 대신 심각한 갱년기 증상을 가진 여성에 한해 단기 처방만 이뤄지고있다. 하지만 단기 처방 역시 여성의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덴마크 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연구진의 한 명인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스테파니 파비온 박사는 “호르몬 치료는 GERD와 연관될 수 있어 특히 위험도가 높은 여성은 의료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위험도가 높은 여성은 비만, 흡연, 중간 이상의 알코올 소비, 규칙적인 신체 활동 부족 등의 특징을 갖춘 여성이다. 식사 직후 격렬한 신체활동을 즐기는 사람도 포함된다.

종전 연구는 호르몬이 급증하는 임신 기간과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여성의 GERD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호르몬은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하부 식도 괄약근을 약화시켜 위산이 식도관으로 쉽게 역류하게 만든다. 특히 에스트로겐이 위산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파비온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GERD 위험도가 높음에도 HRT를 받은 여성이라면 GERD 예방을 위해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권장사항을 따를 것을 권고했다. 건강한 체중 유지, 흡연 중단, 절주 내지 금주, (특히 취침 시간을 앞두고) 과식 피하기, 카페인 섭취 피하기, 규칙적인 신체 활동(식사 후 바로 격렬한 활동 제외)이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의 대의 마가렛 나흐티걸 교수(산부인과)는 HRT 처방 환자들에게서 GERD 증상이 증가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기에 “흥미로운 연구”라고 밝혔다. 그러나 리뷰에 포함된 대부분의 연구가 경구용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경구용 HRT가 위에 자극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피부 패치나 다른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 HRT 도 GERD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journals.lww.com/menopausejournal/Abstract/9900/The_association_between_menopausal_hormone_therapy.207.aspx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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