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환자 생존 기간, '이것' 확인해 예측 (연구)
은평성모병원 연구팀, 최초로 '체액' 활용해 예측 연구
진행성 상피난소암 환자의 체액을 분석하면 생존 기간 등 예후를 더욱 정교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환자 92명을 분석해 얻은 결론이다.
상피난소암은 난소 표면에 있는 상피세포에 종양이 생기는 것으로,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힘들다. 환자의 약 75%가 3기와 4기에 발견하는데 그 예후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이미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 발견하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악성 체액(복수와 흉수)에서 림프구와 단핵구 비율이 낮은 환자의 예후가 더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2015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진행성 난소암을 진단 받은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악성 복수 및 흉수의 림프구와 단핵구 비율을 분석했다.
림프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면역세포다. 항원을 인식한 뒤 그에 맞는 항체를 만들고 바이러스나 종양 세포를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단핵구는 몸 안의 외부 물질이나 바이러스를 잡아먹는다. 감염 기간 동안 수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단핵구의 수를 검사하면 백열구 생성에 문제를 일으키는 병을 진단할 수 있다. 기존에도 암 환자들의 면역 수치를 판단할 때는 림프구와 단핵구의 비율을 계산한 수치를 주요한 지표로 사용했다.
연구팀이 환자들의 악성 복수와 흉수를 분석했더니, 전체 백혈구에서 림프구와 단핵구 비율이 낮을수록 환자의 예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악화하지 않은 채로 생존한 기간을 의미하는 ‘무진행 생존율’이 더 짧아진 것이다. 특히 수술 이후 10개월이 지나면서 '림프구와 단핵구 비율'이 낮은 집단과 높은 집단의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다르다는 것을 발견해 난소암 환자의 치료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기존에 난소암 환자 예후 예측에 활용되던 말초 혈액의 림프구와 단핵구 비율을 결합해 점수화하면 더욱 정교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악성 복수·흉수와 말초 혈액의 예측 인자를 결합한 모델에서도 점수가 낮을수록 예후는 나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상피성 난소암 환자의 체액을 활용한 최초의 예측 인자 발굴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재발률이 높은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예후를 정교하게 예측하고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암(Cancers)》 최근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