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돌연사 주범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치료법 바뀔까

캄지오스, 1일 1회 경구제로 최초 허가 "근본 원인 차단, 치료 혜택 주목"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 [사진=한국BMS]

“심장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분야에 새로운 치료 환경이 마련됐다.”

19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는 한국BMS제약의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치료제(obstructive hypertrophic cardiomyopathy, 이하 oHCM) ‘캄지오스’ 기자간담회에 연자로 참석해 이 같은 전문가 의견을 밝혔다.

캄지오스는 해당 질환의 발생 원인인 심장 마이오신과 액틴의 과도한 교차결합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로 평가된다. oHCM은 두꺼워진 좌심실 근육이 전신으로 나가는 혈류를 차단해 호흡곤란에서부터 심부전, 실신, 심장 돌연사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희귀 심장질환으로 꼽힌다.

캄지오스는 올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증상성(NYHA class II-III, 경증 및 중등증)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의 운동 기능과 증상 개선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김 교수는 “심근에는 액틴과 마이오신 단백질이 연결과 분리를 반복하면서 심장의 수축과 이완 등 펌프 역할을 하게 한다”며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에서는 이러한 액틴과 마이오신이 서로 과도하게 연결돼 심근을 지나치게 수축시키고 또 이완을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성 심근병증은 젊은 연령에 심장 돌연사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심초음파의 시행 확대와 함께 국내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더 이상 드문 병이 아니다”며 “환자는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이 높은데, 특히 젊은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 대비 4배 이상 높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통상 비대성 심근병증은 폐색성과 비폐색성 2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전체 환자의 15~20%가 폐색성인 ‘oHCM’ 환자로 치료는 매우 제한된 상황이었다. 대표적으로 사용된 일부 베타차단제 및 칼슘채널차단제의 경우, 비대성 심근병증의 병태생리학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약제가 아니었기에 장기적인 증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효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더욱이 이러한 약물 치료법의 효과가 저조할 경우, 수술적 심근절제술(surgical septal myectomy)이나 알코올 중격 절제술(alcohol septal ablation)을 고려할 수 있지만 수술 위험도가 적지 않았으며,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시행했을 때에만 최대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현재 oHCM 치료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 완화 및 합병증 예방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다”며 “최근 국내 허가를 받은 캄지오스는 질환의 근본적 원인인 액틴, 마이오신의 과도한 결합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캄지오스는 액틴과 마이오신의 과도한 교차 결합 수를 감소시켜 좌심실 유출로 폐색을 개선하고 과도한 심장 수축을 정상화시킨다”며 “이를 통해 좌심실 이완기능을 회복시켜 심실 충만압을 감소시키고, 심근 에너지 과소비를 개선시킴으로써 예후 개선 및 증상 호전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는 약제”라고 평가했다.

일단, 치료제의 혜택은 허가 임상에서 확인됐다. EXPLORER-HCM 연구는 증상성 oHCM 환자를 대상으로 캄지오스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이다. 해당 연구 결과, 캄지오스 치료군은 위약군보다 심장 기능과 운동 능력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세부적으로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NYHA 등급(New York Heart Association Class) 유지 또는 개선 및 최고산소섭취량(peak oxygen consumption, pVO2) 개선으로 잡혔다. 분석 결과, 1차 평가변수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캄지오스 치료군이 위약군보다 2배 높았으며, 캄지오스 치료군 중 20%는 NYHA 등급과 pVO2 개선을 모두 달성했다.

또한 캄지오스 치료군은 운동 후 좌심실 유출로(Left Ventricular Outflow Tract, LVOT) 폐색 지표가 4배 이상 감소했다. 캄지오스 치료를 받은 10명 중 7명은 수술을 고려하지 않을 정도로 운동 후 LVOT 폐색이 개선됐으며 30주 간 일관된 효과를 유지했다.

LVOT 압력차가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기준인 50mmHg 이하로 개선된 환자는 캄지오스 치료군 74%, 위약군 21%였으며, 이보다 더 낮은 30mmHg 이하로 개선된 환자는 캄지오스 치료군 57%, 위약군 7%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러한 혁신적인 치료제의 등장으로 새로운 치료 환경이 마련된만큼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종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