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섭취도 소득 격차…월 700만원 이상 잘 챙겨

결혼 유무, 연령 등도 영향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나라 국민의 채소와 과일 섭취 비율은 줄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나라 국민의 채소와 과일 섭취 비율은 줄고 있다. 채소와 과일이 건강에 이로운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은 이를 매일 챙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채소 및 과일을 권장량만큼 섭취하는 비율은 25.5%에 그쳤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일 과일 및 채소의 권장량부터 인지하고 끼니마다 먹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선 휴롬과 한국영양학회가 주최한 ‘생애전주기 채소·과일 섭취 국민건강 프로젝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우리나라 성인의 채소와 과일 섭취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상명대 식품영양학과 황지윤 교수는 과채류 섭취 비율이 낮은 점을 꼽으며 채소 섭취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는 만 19~60세 성인 남녀 10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발표에 따르면 신선한 생채소(38.7%)와 과일(27.6%) 모두 일주일에 1~2번 먹는 이들이 주로 나타났다. 채소와 과일을 매일 챙겨먹는 이들이 적은 것이다. 신선한 생채소를 매일 1번 이상 섭취하는 응답자 비율은 11.7%에 그쳤다.

연령대가 40대 이상이거나 기혼, 자녀가 있는 경우, 월평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채소를 자주 먹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월평균 가구소득이 700만 원 이상인 이들 중 17.3%는 채소를 매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이거나 30대 이하, 미혼, 1인 가구, 자녀가 없는 경우, 월평균 가구 소득이 200만 원 이하인 이들은 채소 섭취 비율이 낮았다.

과일도 채소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매일 1번 이상 과일을 먹는 이들의 비율은 성별이 여성이거나 50~60세, 기혼, 자녀가 있는 경우, 월평균 가구소득이 700만 원 이상일 때 높았다.

채소를 자주 먹고 싶어도 ‘먹기 번거로워서(32.7%)’ ‘가격이 비싸서(29.0%)’ 등의 이유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과일은 ‘가격이 비싸서(48.1%)’ ‘먹기 번거로워서(34.3%)’ ‘과일이 집에 없어서(24.4%)’ 등의 이유로 자주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많은 이들이 하루에 얼마나 과채류를 먹어야 하는지 모르는 점에 대해 지적하면서 손질 방법, 구입 요령 등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채소와 과일 섭취 비율이 낮은 집단을 중심으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조사 결과에서도 ‘하루 평균 섭취해야 하는 채소량’을 모른다고 답한 이들은 36.2%, 과일량은 38.0%에 그쳤다. 이들은 주로 남성이었으며 미혼, 1인 가구, 낮은 소득수준 등의 특성을 갖고 있었다.

황 교수는 “건강한 식품 선택은 개인이 혼자 실천하기 보단 정부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며 “쉽게 먹을 수 있고 구매 가능한 방법을 개선시켜야 하며 과채류 섭취에 있어서 취약집단 중심의 교육을 통해 개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채소와 과일을 하루 400g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김치섭취량(115g)을 고려해 질병관리청에서 채소 및 과일 섭취량을 하루 500g 이상으로 설정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19~64세 성인 기준 하루에 채소 8번, 생과일은 1~1.5번 나눠 먹을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휴롬과 한국영양학회는 누구나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가이드로 ‘매끼 신선한 채소 2가지, 매일 제철과일 1가지’라는 의미를 담은 ‘2+1 채소과일 섭취법’을 제시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황 교수는 “하루에 8번씩 채소를 먹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섭취량 늘리는 것을 목표로 이를 실천하기 위해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직장을 다니는 성인이라면 점심에 나오는 채소는 가급적 다 먹고, 고기를 먹을 때도 채소를 함께 곁들이는 습관을 만드는 등 끼니마다 채소를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며 “향이나 질감때문에 먹기 어려운 과일, 채소는 자신만의 섭취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국영양학회 한성림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최지혜 기자]
휴롬 김재원 대표는 “올해 초 당신의 선포한 ‘당신의 건강만을 생각합니다’라는 비전 아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인의 채소과일 섭취 현황과 문제점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일회성이 아닌 연중행사로 다양한 캠페인을 마련해 채소 및 과일 섭취가 증가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영양학회 한성림 회장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채소와 과일 섭취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의 채소과일 실천을 돕고 앞으로도 학회 회원들의 전문적인 역량을 적극 활용해 주도적으로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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