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회복제 인삼, 어떻게 ‘치매 예방’ 돕나 (연구)

한림대 연구팀, 인삼과 알츠하이머 관련성 분석

한림대 연구팀이 인삼과 알츠하이머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인삼을 섭취하면 삽화 기억 보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삼이 치매 초기 증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림대 연구팀이 치매가 아닌 노인 160명을 조사해 내린 결론이다.

알츠하이머(치매)는 노인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기억력을 포함해 여러 인지 기능이 떨어져 본인과 가족의 고통이 크지만, 현재까지 완치할 수 있는 약물 치료제가 없다. 치매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건강식품도 그 효과에 대한 객관적 임상 근거가 부족해 논란이 있다. 때문에 식습관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이 치매에 대한 인삼의 효과를 연구했다. 항산화 작용과 항염 작용으로 뇌를 보호하고 면역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인삼은 동물과 인간에게 인지기능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인삼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은 물론 알츠하이머의 위험 인자로 알려진 ‘아포지단백 E4(APOE4)’ 유전자와의 상관 관계도 검토했다.

연구팀은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65~90세 노인 160명을 조사했다. 인삼 섭취는 인삼의 종류, 최초 섭취 연령, 섭취 기간과 빈도 등의 항목으로 세분화했다. 영양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단백질, 과일, 채소 등 음식 유형에 따른 식습관 패턴도 분석했으며, 혈액 검사로 아포지단백 E4의 유무를 조사해 분석에 반영했다.

분석 결과, 인삼을 섭취하는 것이 알츠하이머 초기에 나타나는 인지 저하인 삽화 기억에 보호 효과가 있었다. 삽화 기억은 사건을 장기간 기억할 때 ‘언제, 어디서’ 발생했는지 기억하는 방식을 말한다. 시공간의 맥락을 함께 기억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 인삼을 섭취하지 않는 그룹(왼쪽)에 비해 인삼 섭취 그룹(오른쪽)의 삽화기억 보호 효과가 컸다.[자료=한림대의료원]
특히 인삼을 △5년 이상 복용한 경우 △중년기 이후부터 복용한 경우에는 삽화 기억 보호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아포지단백 E4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보호 효과가 감소됐다.

연구팀의 김지욱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아포지단백 E4 유전자가 뇌 장벽의 기능 장애를 일으켜 인삼의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향후 장기간의 전향적 연구를 통해 인삼과 치매의 연관성이나 아포지단백 E4의 조절 효과를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치매가 아닌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치매 환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해석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 4월호에 게재됐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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