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는 필수…과로·탈진 사망자 너무 많아

WHO “과로 탈진으로 연 75만명 사망”…휴가로 스트레스 악순환 끊어줘야

과로와 탈진으로 매년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뜻밖에 너무 많다. 여름휴가는 ‘번아웃 증후군’과 사망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로와 탈진(번아웃)으로 매년 74만5000명 이상이 숨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유럽심장학회가 40년 동안 수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1년에 3주 미만의 휴가를 쓰는 사람은 일찍 죽을 위험이 37% 더 높다. 평소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해도, 쉬지 않고 일만 하면 조기 사망 위험이 부쩍 높아진다.

미국 공인 심리치료사 조이스 마터는 “휴가를 떠나지 않거나 쉬지 않고 일만 하면 번아웃을 일으켜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미국 건강매체 ‘더헬시(Thehealthy)’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연 3주 미만 휴가 쓰면 일찍 죽을 위험 37% 더 높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기업의 휴가는 대기업 5일, 중소기업 3일(평균 3.6일)에 그쳤다. 미국 직장인은 평균 9.5일을 휴가로 쓴다(2021년 기준).

미국 컬럼비아대 어빙메디컬센터 에린 엥글 박사(심리학)는 “운동선수가 신체 운동에서 기본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휴가는 스트레스의 순환을 끊어주므로 건강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어주지 않으면 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치아 건강이 망가지고,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주 55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 뇌졸중 위험 35% 더 높아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2023년 2월)를 보면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각종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기억력·학습능력이 손상되고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엥글 박사는 “만성 스트레스는 업무 능력, 생산성,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숙면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면 심장에도 큰 문제가 생긴다. 뉴욕 심장전문의 지오이아 투리토 박사(뉴욕 프레비테리언 브루클린 메서디스트병원)는 “주 55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약 35% 더 높고,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17%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 중독자 가운데는 심장병의 잘 알려진 위험 요소인 ‘A형’ 성격을 가질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휴가=연 3주 이상’ 이상적…현실에 맞춰 기간 줄이더라도 웬만하면 떠나야

또 다른 연구 결과(2021년)를 보면 스트레스가 높은 성인은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45% 더 높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등 다섯 가지 수치 중 세 가지 이상이 비정상적인 경우를 말한다. 이는 당뇨병, 심장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휴가는 얼마나 쓰는 게 좋을까? 유럽심장학회 연구 결과를 보면 연 3주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많은 이들이 ‘마법의 숫자’처럼 여기는 3주 휴가를 꼭 지켜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뉴욕 개업의 레카 쿠마르 박사(내분비내과)는 “연간 2주간의 휴가를 다섯 차례에 걸쳐 나눠 쓰는 사람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24% 더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휴가를 4일간 즐긴 사람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후 한 달 동안 스트레스 수준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명상, 마사지 등 스트레스 푸는 돌파구 찾고…연어 등 ‘슈퍼푸드’ 섭취 바람직  

지구촌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경제 사정도, 근로 상황도 제각기 다르다. 하지만 업무를 훌훌 털고 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상황이 웬만하면 휴가를 제대로 챙기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스트레스가 매우 심한 사람은 반드시 여름 휴가를 떠나야 한다. 업무 집중력이 뚝 떨어지고, 마감시간에 맞추기가 무척 힘들고, 번아웃 증후군이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휴가를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 과로와 탈진으로 중병에 걸려 수명을 재촉하는 불상사는 피해야 한다.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이 썩 심하지 않고 충분히 긴 휴가가 여의치 않다면 평소 스트레스를 스스로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마음챙김명상, 마사지와 수영, 걷기 등 각종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블루베리, 시금치, 브로콜리, 올리브 오일, 연어 등 각종 음식도 필요하다.

    김영섭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