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공황’...증상 발현도 디지털로 예측?
스마트폰 앱 활용한 공황 증상 예측법 개발
공황 장애는 갑자기 극도의 두려움과 심한 불안감을 느끼는 불안 장애다. 죽을 것 같은 공포감과 호흡 곤란, 답답함, 어지러움 등 공황 발작이 자주 나타난다. 최근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공황 장애를 겪는 환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발작이 언제 어디서 갑자기 발생할 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같은 불확실성은 공황 장애 환자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달 덕분에 환자들은 공황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우수포스터상을 받은 한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공황 증상 예측법이 개발됐다. 최근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디지털 표현형’을 통해 공황 증상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현한 것이다.
디지털 표현형은 개개인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얻어지는 데이터다. 환자의 건강 상태를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으로 파악해 질병 상태를 예측하고 의학적 평가, 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손태혜 교수는 우울 및 불안 증상을 호소하는 참가자 총 33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연구를 진행했다. 손 교수는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지도 하에 ‘디지털 표현형을 활용한 공황 증상 예측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는 ‘inPHRsym’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의 △성별, 키, 몸무게 등 개인정보 △기분, 짜증, 불안, 공황 상태에 대한 정보 △스마트워치를 통해 측정되는 걸음걸이 수, 심박수, 수면 지수 △주기적인 심리척도 검사 등을 분석해 공황 증상의 발생을 예측한다. 환자들의 기분, 심리 상태 등과 애플리케이션에 실시간 연동되는 스마트워치 정보 등으로 디지털 표현형을 측정하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머신러닝 모델이 학습을 통해 어떤 지표가 공황 증상을 발현할 것인지에 대해 분석한다. 머신러닝 관련 분석은 연세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 연구팀이 맡았다. 실제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워치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추출해 머신러닝 분석 결과 공황 발생 전 불안감, 심박수, 수면 지표 등이 증상 발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디지털 표현형 측정을 통해 환자 본인이 자신의 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약물 치료나 라이프 스타일을 조절하면서 공황 증상 발생을 사전에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 연구를 시작으로 다양한 연구자들이 함께 협력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가 상용화돼 공황을 비롯 다른 정신과적 증상까지 예방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