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사 부족한 지방, AI 디지털 의료가 구세주?
지방은 의사도, 병원도 부족하다. 필수의료 분야는 더 취약하다.
거기다 수도권에 앞으로 10년 동안 대학병원 분원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6000병상이 더 생기면 의사도, 환자도 또 한 번 블랙홀처럼 수도권에 몽땅 빨려 들어갈 지경이다.
공평한 의료혜택 제공은 정부의 기본 의무다. 그런데도 해결책은 마땅치 않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꺼내든 게 지방의 의료시스템 디지털 전환. 여기에 ‘헬스케어 4.0 시대’를 선도할 개인 의료정보(마이데이터) 구축사업도 지방에 우선권을 주려 한다.
과기정통부가 ‘인공지능 기반 의료시스템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에 4개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올해 6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그런 시도의 일환. 지방 소재 공공의료기관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지역별 의료격차 해소를 돕자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60억 원을 투입한다.
정부, “지역 공공의료기관 DX로 의료격차 해소”
공공의료기관 주관으로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 닥터앤서 등 의료 AI 솔루션, AI 응급서비스를 도입하자는 것과 의료 AI·SW 기업이 공공의료기관과 협업해 의료기관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 및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고 실증해보자는 것이 골자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방 공공의료기관에 인공지능 솔루션을 보급·확산해 신속한 응급환자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심혈관, 뇌 질환 등 고령층 주요 질환에 대한 신속한 진단과 사전 예측을 통해 건강관리까지 가능해질 것”(박윤규 과기정통부 차관)이라 했다.
이번에 선정한 4개 컨소시엄은 공공의료기관 9개, 의료 AI·SW 기업 11개, 협단체 2개 등 총 22개 기관이 참여한다. 중앙보훈병원, 일산병원, 딥카디오(주), ㈜메디칼스탠다드 등이 주관을 맡았다.
중앙보훈병원 컨소시엄은 전국 5개 보훈병원(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과 의료데이터를 통합한 인공지능 기반 원스톱 의료서비스를 구축해 의료진 및 응급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해보려 한다.
보훈병원 간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연계해 지방의 보훈병원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AI 심장 초음파를 이용해 심혈관 이상 유무를 판독한다.
또 지방 응급환자가 중앙보훈병원으로 장시간 이송되는 경우, 헬스 밴드 착용을 통해 응급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중앙보훈병원에 공유해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일산병원 컨소시엄은 경기도 서북부 지역 주민(약 217만 명)의 절반 이상이 고양시로 원정 진료를 받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서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인공지능 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AI 핫라인)를 운영한다.
AI 핫라인은 심뇌혈관 의료 AI 소프트웨어로 응급환자의 영상 분석 및 예측, 병원 간 응급환자 정보 공유를 통해 지역 응급의료 체계를 개선하게 된다.
딥카디오(주) 컨소시엄은 AI 기반 심장질환 진단서비스를 통해 심전도 디지털 전환에 앞장선다. 기존엔 환자가 발작 중일 경우에만 의료진이 맨눈으로 심전도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면, 앞으론 10초 정도의 심전도 신호만으로도 심장 이상을 예측·진단할 수 있다. 향후 난치성 심장질환 진단 및 예후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섬 지역을 진단서비스를 보급해 의료 취약지역 주민의 심장질환을 미리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메디칼스탠다드 컨소시엄은 경북 김천의료원, 안동의료원과 함께 지방의료원 특화 뇌 질환 AI 솔루션의 고도화 및 실증을 추진한다.
영상판독의·임상의들이 부족한 지방 공공의료기관에 뇌 질환 및 치매 조기 진단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보급해 뇌 질환 진단 시간 단축 및 정확도를 향상할 계획이다. 치매 진단 보조를 위한 뇌 구조 분석 AI 솔루션과 뇌 질환 관련 디지털 치료기기도 보급한다.
의료 마이데이터는 부산에서부터 실증해본다
보건복지부가 '지역 중심 마이데이터 기술․생태계 실증사업’을 개발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건강정보 고속도로를 내 지역의료 체계 안에서 개인의 의료데이터를 두루 활용해보며 전국에 확산할 서비스 모델을 먼저 개발해보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사업을 부산대병원과 부산테크노파크에 맡겼다. 이에 부산대병원은 24일 오후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협의체 선포식’을 열어 건강정보 고속도로 실증체계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병원 전자차트(EMR) 기업들까지 참여해 3년간 총 167억 9000만 원(국비 91억 원 포함)을 투입하는 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의료정보원이 총괄하고, 부산대병원과 부산테크노파크(TP)가 운영을 맡는다.
여기서 ▲환자안전 '임상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CDSS) 기술(가톨릭대, 충북대병원, 아주대, 성균관대) ▲디지털 건강관리(헬스케어) 상담 지원기술(서울아산병원, 연세대, 고려대) ▲마이데이터 보호 기술(가톨릭대, 서울대병원, 강원대) 등 성과를 집대성한다.
이날 선포식엔 김은경 보건복지부 마이데이터전담팀(TF)장,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이경덕 부산시 미래산업국장, 정성운 부산대병원장, 김형균 부산TP 원장, 10개 대학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연구과제 책임 교수, 참여기업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