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점령한 '물 레시피'가 뭐길래

국내서도 ‘아이돌 물’에 관심…물+녹차+레몬즙+설탕이 기본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새롭고 독특한 물 만들기가 한창이다. 새 '물 레시피'가 속속 등장한다. [사진=틱톡(캡처)]
최근 국내의 일부 연예인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선 부기를 빼준다는 ‘아이돌 물’이 인기다. 특히 소셜미디어(SNS) ‘틱톡’에선 물 매니어 커뮤니티(해시태그 #WaterTok)의 조회수가 2억2000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가 보도했다.

틱톡 공간에선 물이 그냥 물이 아니다. 맹물 대신 독특하고 새로운 물을 만드는 각종 ‘물 레시피’가 선보이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녹차 등 가루와 시럽 등으로 향기로운 물 맛을 내는 수분공급(Hydration)에 열을 쏟는다. 집에서 이른바 ‘수분공급 장치(Hydration stations)에 관한 동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한다.

일부 젊은이들이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나무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을 많이 마셔선 안 되는 콩팥병(신장병) 등 환자를 뺀 나머지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물을 마시면 포만감으로 음식을 덜 먹을 수도 있다.

국내에선 녹차 티백 1개, 물 500ml, 설탕 2티스푼, 레몬즙 4분의1티스푼 등을 섞은 뒤 물병(텀블러, 보틀)에 담아 갖고 다니면서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틱톡과 달리 설탕을 넣는다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

틱톡의 물 매니어 커뮤니티(해시태그 #WaterTok)에선 크리에이터 수백명이 새로운 물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이 담긴 동영상을 공유한다. 크리에이터 킬리 린들러는 거의 매일 23만명 이상의 팔로워에게 새로운 ‘물 레시피’를 보여준다. 크리에이터들은 다양한 물 디스펜서(Water dispenser), 복숭아·딸기·블루베리·라즈베리 등의 시럽 병, 새로운 물 레시피 물병 등을 소개한다.

미국 공인영양사 프랜시스 라지맨 로스는 “틱톡의 인플루엔서들은 대부분 무설탕 시럽을 쓰며 물에 설탕을 첨가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인공 향료와 색깔이 찬란한 시럽을 쓰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즐겨 마시는 음료는 달고 향이 있어야 한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에 빠질 수 있기에 물을 달게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사 에이미 리 박사(영영학)는 “물 매니어 커뮤니티는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들의 정보 공유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녀는 “하루 종일 물을 마시자고 제안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건강한 젊은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권장 수분 섭취량은 남성 2.6리터 이하, 여성 2.1리터 이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좀 더 많이 섭취하고 나이가 들었다면 좀 덜 섭취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각종 국물과 과일, 채소, 커피, 차 등으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편이다. 이를 감안하면 하루에 꼭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여성 0.8리터(800ml) 이하, 남성 0.9리터(900ml) 이하면 된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안 된다. 몸 안의 전해질 균형이 깨져 수분 독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콩팥을 비롯해 심장, 간, 뇌하수체 등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수분을 과잉 섭취하면 좋지 않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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