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중증 위험 큰 유전인자 49개 발견
2만4000명의 중환자실 환자의 공통된 유전자 염기서열 밝혀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위중증에 걸릴 위험이 큰 49개 유전자의 DNA염기서열을 발견했다. 이 중 16개는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는 것이었다. 17일(현지시간) 학술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2000명 이상의 과학자로 구성된 GenOMICC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만큼 위중증을 겪은 2만4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정보를 전 세계의 데이터 세트와 결합했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팬데믹 초기 영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사람들로부터 수집됐으며 다른 유럽 여러 나라의 중환자들의 유전자 정보가 더해졌다.
수많은 의료진이 두려움과 치료 제공에 대한 열광에도 불구하고 유전적 요인이 질병의 중증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조사하는 연구에 참가자를 등록하는 추가적인 부담을 떠안았다. 대부분의 조사 대상자가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등록하려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가족과 긴 대화를 나눠야 했다. 그들은 향후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및 기타 질환에 대한 치료 옵션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 GenOMICC이라는 국제 프로젝트 연구단 구성으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코로나19 위중증과 관련된 DNA염기서열을 찾아냈으며 특히 코로나19 위중증의 후기 단계에서 면역 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롭게 발견된 염기서열 중에는 면역 체계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단백질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열도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폐를 손상시키고 신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염증 반응과 면역 세포의 활성화에 대한 유전적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언젠가 코로나19는 물론 급성 호흡곤란이나 패혈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병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에든버러대의 중환자실 전문의인 케네스 베일리 교수는 "이러한 과정은 다른 질환에서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논문을 검토한 캐나다 맥길대의 브렌트 리차드 교수(유전학)는 “중증 코로나19의 유전적 결정 요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확실히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54개국 이상의 과학자들이 유전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코로나19 호스트 유전학 이니셔티브‘이라는 또 다른 프로젝트 연구진의 일원이다. 주로 유럽 인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GenOMICC 연구 결과와 코로나19 이니셔티브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결합하면 다른 인종에게도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대학병원의 알렉산더르 호이셴 교수(유전학)는 “공통적인 유전자 변이가 병증에 관여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선 다른 데이터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선 아직까지는 먼 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대규모 연구자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은 상당한 승리라며 팬데믹 초기에는 이러한 대규모 연구에 참여하는 것이 개별 과학자의 경력에 어떤 도움이 될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순수한 인류애를 실천한 과학자들을 높이 평가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034-3)에서 확인할 수 있다.